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3일 가입자 100만명 시대에 돌입했다. 현재 우리나라 총 TV시청가구는 약 1,600만. 100만 가입자 돌파로 위성방송 점유율이 6.1%로 올라서게 된다. 6월 1,000만 가입자 시대를 연 케이블 TV에 비하면 아직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개국 1년8개월 만에 올린 성과여서 의미가 크다.위성방송, 외국보다 빠른 성장세
스카이라이프는 해외 위성방송과 비교할 때 국내 위성방송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인 것이라고 자평했다. 미국(DirecTV와 EchoSta)은 사업개시 2년차에 점유율 3.4%, 영국(BskyB)은 5.5%, 일본(SkyPerfecTV)은 1.4%를 달성하는 데 그쳐 스카이라이프의 성장율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경쟁 사업자인 국내 케이블TV의 경우에는 개국 5차년도인 1999년에야 가입자 100만명을 달성했다.
황규환 사장은 최근 발간한 사보에서 "기존 사업자와 경쟁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100만명 고지를 달성했다"며 "위성방송 가입 100만명 돌파는 매체로서의 성장가능성을 구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료TV 시장의 약진
'케이블TV 1,000만명, 위성방송 100만명'은 국내에서도 유료TV 시장이 본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수치다. 두 유료TV의 가입자를 합치면 전체 시청가구수의 70%에 달한다. 현재 스카이라이프 가입자의 절반 이상은 월 1만8,000원의 시청료를 내는 고급형(스카이패밀리) 시청자이며, 유사 비디오주문서비스인 PPV 시장도 활성화, 월 평균 수익이 2억5,000만원을 웃돌고 있다. 케이블TV에 이어 위성방송도 안정적 시장을 확보해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스카이라이프는 쌍방향 서비스, 돌비 디지털 5.1 서비스, 고화질(HD) 채널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유료TV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 사업자인 케이블TV가 내년부터 부분적으로 디지털 방송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아날로그에 비해 좋은 화면(SD급), 데이터방송 서비스 등 위성방송의 '비교우위'는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위성방송의 향후 진로
초기 설비투자 비용 때문에 적자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스카이라이프는 현재 가입자 250만명을 손익분기점(BEP)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세계적 투자회사인 AIG와 1,000억원의 외자유치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활로를 찾은 상태다. 이 자금은 안정적 가입자를 확보할 때까지 차별화한 콘텐츠 확보와 마케팅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지역케이블방송사업자(SO), 지역민방의 반발로 지상파 재전송 길이 봉쇄된 것은 여전히 큰 걸림돌이 되고 있으나 최근 '권역별 지상파만 재전송하겠다'는 조건으로 지역민방협의회와 벌이고 있는 협상 전망이 밝아 이 문제도 곧 해결될 것으로 스카이라이프는 기대하고 있다. 아직 케이블TV협회가 결사 반대하고 있지만, 재전송 허가가 날 경우 스카이라이프는 유료TV 시장에서 제2의 도약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로 예정된 유상증자도 관심거리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2,3대 주주인 KBS(10%)와 MBC(6%)가 실권주 매입을 포기할 것으로 알려져 1대 주주인 KT(15%)가 소액주주의 실권주를 매입, 명실상부한 지배주주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이 경우 통신사업자인 KT가 국민기업 성격으로 출범한 위성방송 운영을 사실상 장악하게 돼 '통신사업자의 방송시장 진출'이 새로운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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