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이 지난달 31∼1일 제주평화포럼에 참석해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데 이어 '동북아판 다보스 포럼' 발족을 제안했다. 정 회장의 제안은 기업 정치자금과 전국경제인연합회 차기회장 선임문제를 놓고 재계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재계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2일 현대차에 따르면 정 회장은 1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제주평화포럼'에서 세계적 권위의 기업인, 경제학자, 정부인사들이 참석하는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인 '동북아시아 경제 와이즈맨 원탁회의' 개최를 주창했다. 전세계 경제계 지도자들이 정례적으로 만나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논의 및 발전적 대안을 모색, 교류 활성화와 신뢰 구축의 장을 만들자는 것이다.
정 회장은 이번 제주평화포럼에 재계 총수로는 유일하게 참석했으며, 행사기간 노무현 대통령과 특별면담을 갖고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는 미국 경기에 힘입어 국내 경기가 곧 나아질 것"이라며 "조속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출확대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의 활발한 대외활동은 지난해 12월 '여수 엑스포'유치 좌절이후 거의 1년 만에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5대 기업의 정치자금 수사와 전경련 후임회장 선임 진통 등으로 재계가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시점에서 현대차 그룹이 '새로운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데 대해 특별한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시선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포럼 발족 제안은 정부와 기업의 공동 목표를 놓고 기업이 발전적 대안을 제시한 첫 시도인 만큼 정부-기업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로 평가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정 회장이 차기 전경련회장직에는 전혀 뜻이 없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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