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최근 '개혁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행태를 잇따라 보이면서 당 안팎의 비난을 사고 있다. 미군 카지노 물의를 일으킨 송영진 의원의 처리와 당 지도부 및 상임중앙위원 구성 과정에서 구태를 답습하자 "창당도 하기 전에 개혁을 포기했느냐"는 목소리가 높다.개혁성 후퇴 조짐은 미8군 영내 카지노에서 도박을 한 송 의원 처리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다. 당초 김근태 원내대표는 "국민이 실망하지 않는 방식으로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며 출당까지 포함한 중징계를 예고 했으나, 결국 송 의원의 당직사퇴라는 솜방망이 징계에 그쳤다.
창당 작업과정의 마찰음도 개혁성 후퇴와 무관치 않다. 원래 당 의장(대표)을 경선을 통해 선출하려 했으나 짧은 창당일정을 핑계로 '외부세력과의 지분 나눠먹기' 형태로 3인 임시지도부를 구성했다. 지난 달 28일엔 최고 의결기구인 20인 상임중앙위를 구성할 예정이었지만, 개혁신당추진위 등과의 지분 싸움 때문에 창당 이후로 미뤘다. "지도부 인선이 합리적인 기준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천정배 의원) "계속 이런 식으로 간다면 지켜만 보고 있지 않겠다"(신기남 의원)는 등 내부 비판도 잇따랐다.
특히 이규의 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사무처장 등 내년 총선에서 우리당 소속으로 출마하려는, '출마네트워크' 회원 8명은 2일 창당 과정의 비민주성을 성토하는 성명서를 내고 지도부 재구성, 당대표 직선제 도입 등을 촉구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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