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물리치고 정상에 오른 안시현(19·코오롱)에게 2일은 생애 최고의 날이었다.행운은 그저 굴러든 것이 아니었다. 세계 골프계는 물론 국내 골프팬에게도 다소 생소하기는 하지만 안시현은 '될성 부른 나무'로 한국여자프로골프 10대 기대주로 일찍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중학교 때부터 두각을 나타낸 안시현은 고교 시절 같은 또래인 김주미, 임성아, 박원미 등과 함께 주니어 골프의 간판 주자로 활약해왔다.
그러나 안시현에게는 늘 2인자의 짙은 그림자가 따라다녔다. 안시현은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쳐 지난 2001년 국가대표로 뽑혔지만 2002부산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는 김주미, 임성아, 박원미에게 밀려나는 아픔을 겪었다.
프로로 전향한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 2부대회인 드림투어에 5차례 출전, 3번 우승과 2번 준우승을 차지하는 월등한 기량으로 상금왕에 오르면서 올해 정규 투어에 데뷔한 안시현에게는 또 한번의 좌절이 기다리고 있었다.
대회 때마다 우승권을 맴돌면서 상금랭킹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지만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한 채 2승을 거둔 김주미에게 한번 뿐인 신인왕을 내줘야 했다.
170㎝의 큰 키, 예쁘장한 외모에 라운드중에도 밝은 웃음을 잃지 않는 안시현은 사업을 하는 안원균(45)씨와 안정옥(45)의 두 딸 가운데 맏딸.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가 250야드에 이를 만큼 장타력도 갖췄고 정교한 아이언 샷이 주무기인 안시현에게는 LPGA 투어라는 새로운 꿈의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제주=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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