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수거물 관리시설 유치 백지화를 주장하는 전북 부안군민들의 촛불시위가 2일로 100회를 맞는다.7월26일 오후 8시 천주교와 원불교, 기독교 신도들을 중심으로 부안읍 수협 앞 광장에 2,000여명이 모여 처음 시작한 촛불시위는 태풍 매미와 추석연휴, 농번기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됐다.
평균 3,000여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촛불시위는 8월1일 열린 '핵폐기장 철회 부안군민 1만인 촛불집회'에 가장 많은 1만5,000여명이 모이는 등 투쟁의지를 불태우는 장으로 변했다. 이달 들어 해가 짧아지면서 행사시간을 오후 6시30분으로 앞당겼으며 날씨가 추워지자 시위 참석자도 1,000여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지난 17일부터 정부와 대화가 진행되는 매주 금요일에는 3,000여명이 모여 관심이 줄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핵폐기장 백지화 부안군민 대책위윈회 김진원(44) 조직위원장은 "처음에는 촛불을 들고 읍내를 한바퀴 도는 수준으로 생각했는데 주민들의 호응이 엄청나 투쟁의 구심점이 됐다"고 말했다. 촛불시위 진행 책임을 맡은 이철호(35) 기획팀장은 "태풍 매미가 불 때 대책위가 시위를 실내에서 열자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주민들이 반대해 비와 강풍 속에서 촛불시위를 벌인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촛불시위 후 으레 군 청사까지 1.5㎞ 평화행진을 벌였으나 9월8일 김종규 군수 폭행 사건 후 경찰이 행진을 금지해 지금은 집회만 열리고 있다.
100회 기념 촛불시위는 2일 오전 9시부터 청소년 반핵자전거 순례, 반핵 장승세우기, 강강수월래, 투쟁 모음 사진전, 플래카드 전시회 등으로 분위기를 띄운 뒤 우체국에서 수협까지 500m 삼보일배를 비롯, 새총 100회 발사, 촛불집회 개근상 100명 전달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김진원 조직위원장은 "수십리 떨어진 마을에서 온 할머니들이 추운 날씨에 도로 바닥에 앉아 조는 모습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다"며 "핵폐기장이 백지화 될 때까지 촛불시위는 계속되겠지만 하루빨리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안=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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