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골프소녀 미셸 위(14·한국명 위성미)가 첫 국내 무대에서 혹독한 데뷔전을 치렀다.미셸 위는 31일 제주 나인브릿지골프장(파72·6,306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총상금 125만달러) 첫 라운드에서 버디는 2개에 그친 반면 트리플보기 1개, 더블보기 3개, 보기 6개의 실수를 범하면서 13오버파 85타, 자신의 표현대로 "3년 만에 가장 나쁜 스코어"를 냈다. 69명의 출전 선수 중 최하위.
고국 팬에게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을 스스로 다스리지 못한 결과였다. 이날 가장 많은 갤러리와 취재진을 동반한 채 파4 1번홀(381야드)에서 출발한 미셸 위는 드라이버 샷이 오른쪽 숲속으로 밀리면서 험난한 하루를 예고했다. 진행요원과 갤러리까지 총동원돼 볼을 찾아 나섰지만 끝내 로스트볼이 선언되면서 더블보기를 범한 미셸 위의 애띤 얼굴에는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다음홀(파3·170야드)에서도 칩샷 실수로 보기를 범한 미셸 위는 파5 3번홀(510야드)에서 특유의 장타로 버디를 낚으면서 안정을 되찾는 듯 했다. 그러나 미셸 위는 파4 4번홀(390야드)에서 3번째 샷을 그린 맞은편 해저드로 넘기는 바람에 트리플을 범하면서 급격하게 무너졌다. 미셸 위는 6번홀에서 또 OB를 범하면서 더블보기를 기록 한데 이어 나머지 3홀에서 내리 보기를 쳐, 결국 전반에서만 10타를 까먹으면서 회복 불능의 상태에 빠졌다. 이제 14살. 실패와 좌절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할 나이다. 미셸 위는 경기 직후 "열심히 해 보려고 하다가 몸에 힘이 들어간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의 주인공은 상금랭킹 4위의 안시현(19·코오롱)이었다. 김주미(19·하이마트)와의 막판 경쟁에서 아깝게 신인왕을 놓친 안시현은 이날 보기없이 버디만 7개를 쓸어담는 깔끔한 플레이로 코스레코드인 7언더파 65타를 기록, 첫날 단독선두로 치고 나왔다.
파5 9번홀의 로브샷 이글을 앞세운 박지은(24·나이키골프)이 6언더파 66타로 바짝 뒤를 추격했고 김미현(26·KTF)은 4언더파로 공동 4위에 올랐다. 디펜딩챔피언 박세리(26·CJ)는 파5 마지막홀에서 이글을 낚으면서 3언더파로 마감, 공동6위에 포진했다.
/제주=김병주기자 bj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