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전화 3사의 실질 격차가 단순 시장점유율 차이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수에 기초한 3사의 시장점유율은 대략 54대 32대 14 수준이지만, 시장내 실질적 지배력과 관련된 매출·이익 규모로 보면 통신시장은 사실상 SK텔레콤의 독주체제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31일 3사의 3분기 결산실적에 따르면 9월말 현재 SK텔레콤은 전체 가입자의 54.3%, KTF 31.5%, LG텔레콤은 14.2%를 확보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년간 KFT로부터 0.8%포인트, LG텔레콤으로부터 0.5%포인트에 해당하는 가입자를 추가로 끌어왔다.
그러나 3사의 매출규모를 비교하면 60대 26대 14로, 가입자 점유율보다 격차가 훨씬 더 벌어진다. 3분기중 이동전화시장의 총 매출규모는 약 4조270억원으로 이중 59.8%(2조4,100억원)를 SK텔레콤이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KTF가 전체 매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4%(1조620억원), LG텔레콤도 13.8%(5,550억원)에 불과했다. SK텔레콤은 가입자 점유율보다 매출액 점유율이 5%포인트 이상 높은데 비해 KTF와 LGT는 그 반대인 셈이다.
이익격차는 훨씬 더 크다. SK텔레콤의 3분기 영업이익은 8,200억원으로 이동통신 3사의 총 영업이익 가운데 75.8%를 차지했다. KTF는 19.1%, LG텔레콤은 아예 한자리 수(5.1%)에 그쳤다. 가입자수만 보면 KTF와 LG텔레콤을 합칠 경우 SK텔레콤과 대체로 엇비슷한 수준이 되지만, 영업이익은 2개 후발사를 더해봤자 SK텔레콤의 3분의1에도 못 미친다. 당기순익(80대 16대 4)은 후발 2개사가 SK텔레콤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3사의 수익구조와 투자여력 등을 감안할 때 현 추세라면 매출·수익격차는 앞으로 더 확대되고, SK텔레콤의 시장지배력 강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내년부터 시행될 번호이동성 제도 역시 이 같은 흐름을 뒤집기엔 역부족일 것이란 게 시장분석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KTF와 LG텔레콤측은 이에 대해 "SK텔레콤의 독주는 선발사업자 및 특정주파수 독점의 이점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통신시장이 실질적 유효경쟁체제로 갈 수 있도록 정부는 단순 점유율 아닌 실질 격차를 보고 보다 과감한 비대칭 규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측은 "단위당 요금이 비싼 탓도 있지만 그만큼 서비스와 콘텐츠의 수준이 좋기 때문"이라며 "경영결과를 문제 삼는 것은 후발사업자들의 도덕적 해이"라고 반박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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