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단지인 잠실 주공 2·3단지의 실소유주 대부분이 다른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재건축 사업승인이 확정된 올 3월 전후 집중적으로 '손바뀜'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 아파트의 소유자 중에는 타워팰리스, 은마아파트 등 강남구의 대표적인 고가아파트를 갖고 있거나,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31일 KBS 1TV '한국사회를 말한다' 제작진이 11월 2일 방송을 위해 잠실 주공 2·3단지 총 7,730가구의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 1·4분기와 2분기, 3분기의 매매횟수는 각각 249건, 318건, 248건이었다.
지난해에도 1분기 256건, 2분기 137건, 3분기 240건, 4분기 11건 등으로 적잖이 거래됐지만 사업승인 전후인 올해 1∼3분기 연속 집중 매매가 이뤄졌다.
또 2채 보유자 15명, 3채 보유자 1명 등 '동일인 중복 보유자'는 16명에 달했다. 91년생, 89·86년생(형제 공동 소유), 84년생 등 미성년자 4명도 이 아파트를 한채씩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잠실 주공 2·3단지의 소유자 중에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거주자 54명,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거주자 16명, 도곡동 타워팰리스 거주자 8명 등도 포함돼 있었다.
'한국사회를 말한다'의 최경영 PD는 "사업승인이 떨어져 재건축이 확정되자 매매가 급증했고, 상당수 소유자들이 강남의 초고가 아파트를 함께 갖고 있다는 사실은 이곳에서 광범위한 투기행위가 벌어졌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잠실 주공 2·3단지 소유자의 현 거주지는 송파구(잠실 주공 2·3단지 제외)가 2,986가구로 가장 많았다. 강남구와 서초구에 거주하는 소유자도 각각 611가구, 252가구에 달했다. 140가구의 주인은 해외에 거주하고 있으며, 소유자와 거주자가 일치해 실제 집주인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1,080가구(13.9%)에 그쳤다.
최 PD는 "이곳 주민들이 8월말부터 재건축에 따른 이주를 시작해 소유자의 현주소지가 다른 곳이라고 해서 무조건 투기를 의심할 수 없다"며 "이 아파트를 소유한 해외거주자들은 투기행위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밖에 전체 7,730가구 가운데 5,500가구가 현재 담보대출로 인해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었으며, 이들 아파트의 평균 근저당권 설정금액은 1억7,500만원이었다. 이중 근저당권 설정금액이 2억원 이상인 아파트는 1,437가구였고, 이 금액이 4억원을 넘는 아파트도 107가구에 달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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