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투자가 꾸준히 늘어나 시가총액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40%를 돌파했다. 사실상 국내 증시가 외국인의 손아귀에 들어간 셈이다.외국인의 투자증가는 글로벌시대에 기업의 투명성을 가져오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비중이 40%를 넘어서면서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과도한 투자가 증시의 변동성 확대와 국부 유출 등의 부작용을 낼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외국인, 시가총액 상위 기업만 편식
30일 거래소에 따르면 29일 종가기준으로 상장종목의 전체 시가총액 329조9,966억원 중 외국인 보유액이 132조756억원으로 40.02%를 차지했다. 외국인 비중은 1994년 말 10.19%로 처음 10% 벽을 넘은 뒤 9년 만에 4배로 급증했다. 일본과 대만의 외국인 비중이 20%선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의 외국인 비중은 과중하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문제는 외국인의 투자가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된다는 점. 외국인의 최대 매수 종목은 삼성전자(2조2,169억원)였고, 다음은 LG전자(7,364억원), 삼성전자 우선주(5,401억원), 한국전력(5,346억원) 등 순이었다.
외국인 과도한 시장장악 부작용 커져
외국인들의 증시 투자는 국내 기업의 투명성과 주주가치를 높이고, 증시 수급상 안전판이 돼 왔다는 점에서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젠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당장 외국인의 종목 편식으로 투자자의 지수와 체감 지수간의 괴리가 커져 증시를 외면하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외국인이 북핵문제와 같은 국가 리스크 증가나 세계 경기후퇴 등으로 조금만 팔아도 증시가 휘청대는 변동성이 높아지고, 기업에 대한 배당 증가 압력과 기업 경영 간섭이 강해질 수 있다.
기관과 연기금 등 투자 확대해야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과도한 증시 장악은 개인 투자자들의 단기투자 성향과 기관투자가의 육성 실패 때문으로 분석한다.
현대증권 정태욱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아직도 직접투자를 선호하고 있는데, 그럴 경우 외국의 대규모 펀드와 경쟁할 수 없다"며 "증시의 안정화와 국부유출 방지를 위해 기관투자가를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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