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석 남
어여쁘고 어여쁘도다
숨도 몇 번은 크게 내쉬어 눌러서야
가지런해지던 지난
봄 이야기야 하여서 무엇하리
무엇해! 너와 처음 손잡던 그 햇빛을
그래도 한 번은 더! 새로 보는 추억처럼
어여쁘고 어여뻤어라
새 잎 날 때
저 떡갈나무, 느티들
어여쁨이 초록이 되어 시간의 시퍼런 여울일 때
그 그늘의 淸談을 잊을 수는 없지
그렇지, 그렇지 하던
입술과 齒列들
하긴 연두를 이긴 말들이라니!
헌데 지금 마당가에 앉아
그렇지 않아,
그렇지 않아 하며 쓸리는
나뭇잎들
내 두 귀마저 떨어뜨려서는
마당에 주고 나서
한참 만에야 트이는 明悟
"그렇지,
그렇지 않아"
1965년 인천 출생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교수 시집 '새떼들에게로의 망명'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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