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들이 코엘류 사단의 '오만 쇼크' 악몽을 털어내며 한국 축구의 체면을 살렸다.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청소년(20세이하)축구대표팀은 2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일본청소년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일본에서 뛰고 있는 김동현(오이타)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의 전망을 밝게 했다. 이로써 한국은 일본과의 역대 전적서 20승4무2패를 기록, 압도적인 우위를 지켰다.
한국은 전반 미드필드 싸움에서 밀린데다 최성국(울산) 정조국(안양)이 빠진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답답한 플레이를 펼쳤다. 김동현(오이타)―조진수(전북)를 투톱으로 내세운 한국은 수비수 김진규의 중거리 슛으로 포문을 열었지만 전반 12분 사카다에게 헤딩슛을 허용하는 등 수비 조직력이 흔들리면서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특히 3분 뒤 야베의 중거리 슛이 오른쪽 골대 모서리를 맞고 튕겨 나가 수비진들의 가슴을 쓸어 내리게 했다.
한국은 곤노와 야마기시를 주축으로 한 일본의 침투 패스에 여러 차례 위기를 허용한데다 주 공격루트인 측면돌파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종민이 간간히 왼쪽 돌파를 시도했으나 위력적이지 못했고, 오른쪽 측면 돌파는 유명무실했다. 한국은 전반 43분 아크 왼쪽에서 김진규가 대포알 같은 30m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오른쪽 골대를 살짝 빗나간 것이 유일한 찬스였다.
한국은 후반 들어 미드필더들이 공격에 적극 가담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후반 4분 김치우가 상대 GK 가와시마가 나온 것을 보고 날린 재치 있는 중거리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더니 2분 뒤에는 권 집의 프리킥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일본의 문전을 잇달아 유린했다.
후반 10분 드디어 기다리던 결승골이 터졌다. J리그에서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하고 설움을 겪던 김동현은 하프라인 근처에서 권 집이 찔러 준 볼이 이종민의 머리를 맞고 연결되자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GK가 달려 나오는 것을 보고 감각적인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을 내준 일본은 동점골을 잡아내기 위해 반격에 나섰지만 전반에 비해 한결 촘촘해진 한국의 압박수비에 밀려 골을 잡아내는데 실패했다. 일본은 33분 사카다가 문전 혼전 중 결정적 찬스를 맞았으나 무산됐고, 38분에는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빗나가며 분루를 삼켰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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