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경호실 직원들이 집단으로 거주했던 서울 종로구 청운동 청운아파트가 30여 년 만에 사라진다.종로구청은 29일 "청운아파트 정밀 안전진단 결과, 재난위험지역에 해당하는 D급 판정이 내려져 공원조성을 목표로 철거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청운아파트는 1970년대 초 '불도저 시장'으로 불렸던 김현옥 전 서울시장이 판잣집 밀집지역을 철거하고 완공했으며, 5층짜리 11개 동에 580여 가구가 거주했다.
청운아파트는 전용면적은 10평도 안됐지만 청와대 부근에 위치한 지리적 장점으로 완공되자마자 박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경호실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이 많이 이주해 살았다. 박상범(60) 전 청와대 경호실장은 "통행금지, 비상대기 근무체제로 멀리 나가 살 수 없던 경호실 직원들이 시민아파트가 완공되자 이 곳으로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한밤 중에라도 술을 사 들고 서로의 집을 방문해 격려해주고 위로해주는 등 동고동락 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서울시는 아파트에 균열이 생기는 등 붕괴 위험이 높아지자 3년 전부터 이주를 추진해왔으며, 현재는 50여 가구만 남은 상태다. 남은 주민들과 보상문제가 합의되면 청운아파트는 연내에 모두 철거될 예정이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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