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미 대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재임시절 회사 돈으로 부인에게 210만 달러(약 25억원) 짜리 초호화판 생일파티를 열어주는 장면이 비디오 테이프로 공개돼 미국 사회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미 CNN은 28일 타이코의 전 CEO 데니스 코즐로우스키(56)가 2000년 11월 지중해에 있는 이탈리아 사르데냐섬의 호텔에서 개최한 부인 카렌의 40번째 생일파티 장면의 일부를 방영했다.
총 40분 분량인 이 비디오 테이프는 일부 장면을 삭제해 30분짜리로 재편집한 후 배심원들에게 방영됐다. 삭제된 장면에는 얼음으로 조각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의 성기에서 보드카가 뿜어져 나오는 모습, 부인 카렌이 로마 군인 분장을 한 젊은 남자 두 사람으로부터 헹가래를 받는 모습이 포함돼 있다.
배심원들에게 공개된 비디오 테이프에는 25만 달러를 받고 초대된 인기 가수 지미 버핏이 부르는 '갈색눈의 소녀'에 맞춰 코즐로우스키 부부와 손님들이 함께 춤을 추는 모습도 담겨있다. 상의을 벗은 근육형 남성들과 로마시대의 토가 옷차림으로 속살을 드러낸 미녀들의 모습도 보였다.
1주일간 계속된 파티에는 코즐로우스키의 친구와 타이코 임직원 75명이 초대됐다. 생일 파티 비용에는 모두 210만 달러가 들었으며 이중 절반은 회사 돈으로 충당됐다. 코즐로우스키의 변호인측은 생일 파티가 기업활동의 한 부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코즐로우스키는 1995년 타이코 CEO로 취임했으며 인수 합병(M& A)을 잇따라 성공시켜 비즈니스위크로부터 '올해(2001)의 경영자 25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2002년 5월 회사공금 횡령혐의로 기소된 이후 회사 공금으로 1만 5,000 달러짜리 우산걸이, 6,000 달러 짜리 샤워커튼 등을 구입한 행각이 공개되면서 지탄을 받고 있다.
타이코는 전자, 보안, 일회용 의료기 메이커인데, 코즐로우스키의 비리가 공개되면서 뉴욕 증시에서 주식이 정크본드로 전락했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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