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및 위성 방송 채널들 사이에 방송사 이름을 알리기 위한 스테이션 아이디(Station ID) 경쟁이 치열하다.스테이션 아이디란 해당 방송을 알리기 위한 광고물로 독자 브랜드 및 캐릭터를 도입해 5∼30초 분량의 영상으로 제작, 프로그램 사이에 수시로 방송하고 있다. 단순 광고 차원을 넘어 눈길을 끄는 내용과 영상으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스테이션 아이디의 대표주자로 활약하는 캐릭터는 '온달맨'. 영화채널 수퍼액션의 홍보대사인 온달맨은 브루스 리, 스파이더맨 등 영화 주인공들을 흉내내며 실수를 연발해 웃음을 자아낸다. 만화채널 투니버스도 주시청자인 어린이들을 위해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도입했다. 방송사 이름의 영어 철자들이 팔씨름을 하며 장난치는 내용으로 어린이들에게 친근감을 준다.
음악채널 MTV 코리아는 점토 인형으로 제작한 대통령 캐릭터가 등장하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으로 화제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전·현직 대통령의 인형과 배칠수의 성대모사가 곁들여진 클레이 애니메이션은 코믹한 내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 스타가 출연하는 스테이션 아이디도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모아 캐릭터 이상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영화채널 OCN은 5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컴퓨터 그래픽으로 수백명의 장동건이 등장하는 스테이션 아이디를 제작, 주목을 받았다. 이와 함께 '바람난 가족'의 문소리, '올드보이'의 유지태, '오브라더스'의 이정재 등 유명 스타들도 짧은 인터뷰식 스테이션 아이디에 출연해 화려함을 더해주고 있다. 여기에 자극 받아 게임채널 온게임넷도 인기 프로게이머가 등장하는 스테이션 아이디를 만들 예정이다. 이밖에 바둑TV의 풍경화 스테이션 아이디도 돋보인다. 동양의 풍취가 그윽한 수묵화 위에 바둑을 두면 다섯가지 이득이 있다는 뜻의 '기도오득'(棋度五得)이라는 한자가 펼쳐지는 풍경화는 채널의 특성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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