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소비 부진 속에 수출의 나홀로 성장으로 실물경기가 지탱되는 기형적인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수출 호조로 산업생산이 활력을 찾고 있는 반면 도·소매 판매액은 4년9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내수와 수출의 양극화 현상이 극심하다. 그동안 호전 기미를 보이던 경기선행지표의 상승세도 다시 꺾여 향후 경기전망마저 불투명하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9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6% 늘어 6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평균 가동률도 전달에 비해 2.2%포인트 높은 78.7%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반도체(37.3%)와 자동차(13.3%)를 중심으로 수출 출하량이 지난해 동월대비 14.3% 급증한 데 따른 것일 뿐, 반도체를 제외한 산업생산은 2.5% 증가에 그쳤다.
특히 민간 소비지표인 도·소매 판매액은 지난해 9월에 비해 3.0%가 줄어 1998년 12월(3.5%) 이래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이며 7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부문별로는 자동차 및 연료 판매액이 8.6%, 백화점 판매액이 14.0% 줄었다. 극심한 소비 부진으로 내수용 소비재 출하는 도·소매 판매액 감소 폭의 두 배가 넘는 6.2%나 줄었다. 설비투자도 7, 8월에 비해 둔화하기는 했으나 2.3%가 줄어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수출 물량 증가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3 포인트 오른 99.2를 기록했으나, 6개월 뒤의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전월에 비해 0.1% 포인트가 낮아져 향후 경기 전망을 어둡게 했다. 통계청 김민경(金民卿) 경제통계국장은 "내수가 살아나야 본격적인 경기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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