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해야 되겠다는 엄청난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현대·SK비자금 사건 수사를 총지휘하고 있는 송광수 검찰총장이 29일 출근길에 국민의 지지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했다.
실제 최근 검찰에 대한 국민의 성원은 전례가 없을 정도. 대검찰청 홈페이지를 비롯한 각종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은 연일 검찰에 대한 지지의 목소리가 드높아지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1997년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수사 이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인기를 반영하듯 사상 초유의 검찰 팬클럽도 결성됐다. 지난 24일 한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대검찰청 송광수·안대희 팬클럽(cafe.daum.net/newgumchal)'은 현재 급속도로 회원수가 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송광수 검찰총장실' '안대희 중수부장실' '검찰 응원하기' 등의 소분류방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검찰 관련 기사와 검찰을 지지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있다. 이 사이트의 회원 6명은 29일 오후 대검을 찾아와 송 총장 등에게 햅쌀과 칼국수, 보약 등을 전달하려는 등 '검찰 사랑'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이 같은 높은 인기도에 검찰은 오히려 부담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송 총장은 출근길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기자들이 마음고생을 하듯 검찰도 '잘 해야 되겠다'는 엄청난 심리적 압박을 받는다"고 말했다. 직설적으로 정치권을 비판했던 안대희 중수부장도 이날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사무실로 직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민 성원의 상당 부분이 검찰 자체에 대한 지지보다는 정치권에 대한 반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여진다"며 "수사팀으로서는 호의적인 여론에 대한 고마움만큼이나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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