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28일 열린우리당 이상수 총무위원장이 지난 대선에서 SK 삼성 LG 현대차 롯데 등 5대그룹으로부터 70억원을 받았다고 한 것과 관련, 구체적인 제공액수 및 전달경위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로 일관하면서 "적법하게 처리했으므로 별 문제가 없다"는 공식반응을 보였다.하지만 내심으로는 각 기업이 제공한 구체적인 정치자금 액수가 공개됐다는 사실에 당혹해 하며 이를 계기로 검찰수사가 재계 전반의 정치자금 제공 내막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재계 관계자는 SK가 분식회계를 통해 한나라당에 제공한 불법적 정치자금이 100억원으로 드러난 사실이 보여주듯 5대그룹을 포함한 30대 그룹들이 지난 대선때 각 당에 제공한 정치자금이 적게는 수억 많게는 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적법한 테두리안에서 정치자금을 제공, 문제될 게 없다"면서도 "경제가 어려운데 정치권 싸움에 왜 기업을 자꾸 끌어들여 희생양을 만드는지 안타깝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삼성측은 "대선자금 문제가 경제에 주름살을 주지 않게 신속히 처리되길 바란다"면서 "차제에 정치자금의 투명화를 위해 선거공영제 등 제도 개선에 정치권이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LG와 롯데도 "법정한도안에서 정당에 후원금을 기부했다"면서 "모두 투명하게 영수증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롯데의 경우 정치자금이 워낙 민감한 사안인데다, 당시 여야에 정치자금을 제공한 그룹내 중역들이 여러명이어서 구체적인 금액과 전달방식에 대한 확인이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몽준 의원의 대선후보 출마로 곤혹스런 입장에 있었던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정경분리 원칙을 선언한 이후 모든 정치자금 제공은 합법적으로 처리해 오고 있다"면서 "일부 정치인들의 발언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S그룹 관계자는 "지난 대선에서 5대그룹만 대선자금을 줬겠느냐"면서도 "정치권이 타협을 통해 비자금문제를 조속히 마무리해야 정치권과 재계의 공멸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의춘·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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