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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도 핵선제공격 전략 수립"/ 美·러 이어… 시라크 핵전략 수정 방침 "국제협약 무력화·새 핵경쟁시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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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도 핵선제공격 전략 수립"/ 美·러 이어… 시라크 핵전략 수정 방침 "국제협약 무력화·새 핵경쟁시대 우려"

입력
2003.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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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프랑스도 '불량 국가'들에 대해 선제 핵 사용 방침을 천명할 것으로 알려져 핵 선제 사용을 둘러싼 국제적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27일 고위 군사관계자를 인용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불량국가들과 테러리스트들을 선제 공격할 수 있도록 핵 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더 이상 공격을 기다리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며 자국의 핵 선제공격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기본적으로는 선제공격에 반대한다"면서도 "다른 나라들이 선제공격 전략을 외교정책의 우선 순위에 올려놓는다면 러시아도 같은 방식으로 행동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선제 핵 공격 가능성을 내비쳤다.

프랑스까지 핵 선제공격 전략을 채택할 경우 중국, 영국 등의 핵 보유국의 핵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비핵보유국에도 새로운 안보전략을 요구해 핵을 둘러싼 국제안보의 틀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 러시아 프랑스가 내놓은 새로운 핵전략의 요지는 핵무기의 유연한 사용이다. 이들 모두 소형 전술핵무기를 비핵 공격에 견딜 수 있는 군사용 동굴이나 벙커 공격과 생·화학 무기 공격에 대한 보복에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핵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을 바꾸는 것으로 새로운 핵무기 경쟁 시대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냉전 이후 핵무기 사용 시 핵무기 보복을 낳고 결국 공멸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상호확증파괴'(MAD)에 입각한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이 유지돼 왔다. 이런 균형 속에서 핵무기의 사용은 국제적인 금기로 억제됐고 실제로 사용되기보다는 위협의 수단으로 작용해 왔다.

새로운 핵 경쟁 시대를 몰고 올 판도라의 상자의 뚜껑을 연 것은 지난 해 미국의 '핵태세 검토보고서'(NPR)였다. 이 보고서에서 미국은 중국 러시아 북한 등 7개국에 대해 핵 선제공격 가능성을 공식화하고 적극적인 핵무기 사용 의지를 드러냈다. 적국이 뚜렷하고 통제된 위협이 존재했던 냉전시대와는 달리 불확실하고 잠재된 적과 싸워야 하는 현 국제환경에서는 핵 전략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로써 핵전략이 MAD에서 '일방적확증파괴'(UAD)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나아가 냉전 이후 국제사회 안보의 틀을 형성했던 '미국 영국 소련이 비핵국을 대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공식선언,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 핵확산금지조약(NPT) 등의 국제 협약을 무력화해 핵무기의 확산을 낳고 국제 안보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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