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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금왕 내거야" "상금왕이 별거냐" 싱-우즈 불꽃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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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금왕 내거야" "상금왕이 별거냐" 싱-우즈 불꽃 신경전

입력
2003.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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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동갑인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28·미국)와 '흑진주' 비제이 싱(40·피지)은 세계 골프계에서 알아주는 '앙숙'이다. 드러내놓고 '멱살잡이'를 한 적은 없지만 눈에 보이지않는 감정싸움으로 언제나 찬바람을 일으켰던 사이다. 그러던 두 선수가 막판 안개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올 시즌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경쟁을 놓고 또 다시 신경전에 돌입했다.2001년4월 고색창연한 마스터스는 우즈와 싱의 어색한 관계를 확인하는 사진 한 컷을 남겼다. 4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우즈와 전년도 챔피언인 싱. 시상식에서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는 우즈에게 그린 재킷을 입혀주는 싱은 한없이 떨떠름한 표정이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5개월전인 2000년11월. 국가대항 골프대회인 프레지던츠컵에서 우즈는 싱과 매치플레이를 펼치면서 45㎝ 밖에 남지않은 짧은 퍼트에도 'OK'에 해당하는 컨시드를 허용하지 않는 황제답지 않은 매너까지 발휘하며 2홀차로 싱을 눌렀다.

사실 먼저 심기를 건드린 쪽은 싱이었다. 싱의 캐디인 폴 테소리는 자신의 모자에 '타이거가 누구?(Tiger Who?)'라는 조롱섞인 문구를 쓴 채로 대회에 참가해 언론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이는 우즈가 그 해 메이저 3승을 포함해 9승의 위업을 달성했지만 마스터스에서 만큼은 싱에게 무릎을 꿇었음을 은근히 환기시킨 내용이었다. 그 해 4월 싱은 마스터스에서 우승컵을 차지하면서 결과적으로 우즈가 같은 해에 4개 메이저대회를 동시에 석권하는 '그랜드슬램' 달성의 기회를 빼앗았다.

이때 쌓인 앙금이 쉽게 가실 리 없었다. 이후 한조에 편성되더라도 두 선수는 '내공은 X번이다', '마크 좀 옮겨달라' 등 극히 형식적인 대화만 나눌 만큼 냉랭한 관계를 유지했다. 경쟁심리가 남달랐던 두 선수의 앙숙관계는 결국 올시즌 막판 타이틀 탈환을 놓고 '설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지난주 열린 후나이클래식 우승으로 4년째 독점해온 우즈의 상금왕을 뺏을 수 있는 유리한 입장에 놓여있는 싱은 "꾸준한 성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상금왕은 우승보다 더 하기 어렵다"며 자신의 위치를 높였다. 우즈와 싱의 상금차이는 불과 25만 달러. 상금왕 경쟁에 쐐기를 박기 위해 싱은 480만 달러가 걸린 크라이슬러챔피언십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대해 무릎 수술 후 출장대회 수를 크게 줄일 수 밖에 없었던 우즈는 "많은 대회에 나가 상금만 많이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면 나도 25∼30개 대회에 나갔을 것"이라며 싱에 일침을 놓았다.

올 시즌 세계랭킹 2위로 치고 올라오면서 "5년만 더 준다면" 우즈의 황제자리도 넘볼만하다는 기세를 보이고 있는 싱과 우즈가 다음 주 투어챔피언십에서 어떤 격돌을 보일 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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