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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랑 시민상-봉사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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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랑 시민상-봉사부문

입력
2003.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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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상 김영희씨"지금 이 시각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봉사하는 분들에게 기쁨과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김영희(63)씨는 봉사와 관련된 일이라면 거절하는 법이 없다. 성동소방서 여성대장, 동부경찰서 청소년육성회 회장, 성동구 여성연합 회장 등 그가 감투를 마다 하지 않았던 것은 형식적으로 하는 봉사가 아니라, 책임감을 갖고 남을 돕겠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지금은 한국부인회 광진지부장만 맡고 있지만 봉사의 다짐만은 변함이 없다.

그동안 많은 사람을 도왔고 처참한 현장도 많이 찾았지만 특히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부패한 시신 냄새, 유족의 울부짖음, 구조 도중 발생한 소방대원의 죽음 등 비탄과 참상 속에서 그는 잠시도 쉬지 않고 구조대원의 식사를 챙기고 응급환자를 뒷바라지 했다. 무려 17일 동안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현장을 지키다 그는 결국 하혈을 하고 말았다.

최근에는 태풍 매미로 경남 마산시가 폐허로 변하자 동료들과 단숨에 달려갔다. 2002년 올림픽대교 군용 헬기 추락 사고 현장도 지켰다.

김씨는 63년 전북 부안에서 상경해 65년 청량리에 미용실을 열면서 이웃 돕기를 시작했다. 미용실은 그의 성실함을 보고 인근 사창가 사람들이 돈을 모아 열어 주었다. 김씨는 "너무 고마워 나도 다른 사람을 돕기로 결심했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당시 시아버지 등 식구 6명이 단칸방에서 살 정도로 생활이 어려웠지만 한번 마음을 굳힌 그는 주저하지 않았다.

김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봉사는 어려운 청소년과 혼자 사는 노인 뒷바라지. 지금까지 경기 양평의 고아원 '신망원' 등 복지시설 수십 곳과 그곳에 사는 수백 명을 도왔다. 누가 어렵다는 말만 들리면 달려 갔다. 다행히 비닐 판매, 목욕탕 운영 등 하는 일이 잘 돼 이웃 돕기에 필요한 비용 마련이 아주 어렵지는 않았다.

김씨의 일 욕심은 대단하다. 봉사 현장에 누구보다 먼저 가야 하고 그가 맡은 단체의 봉사 회원도 다른 단체보다 많아야 한다. 그래서 사람만 모이면 "어려운 사람 돕자"고 말한다. 그의 주장에 수천 명이 설득됐다.

김씨는 "회원들에게 봉사활동 때문에 가정 생활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며 "가족이 지지해야 봉사를 잘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씨 역시 남편 등 가족의 절대적인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봉사 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다고 했다. "잘 챙겨주지 못해 서운했을 법도 한데 오히려 제게 힘들지 않느냐며 집안 일을 대신 한 남편이 누구보다 고맙지요."

그는 조만간 충북 음성의 고추 재배 농가에 내려가 고추 수확을 도울 예정이다. 낯선 남한 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탈북 어린이에게도 힘이 되고 싶다.

"날이 추워서인지 소년소녀 가장과 노인들이 어떻게 겨울을 날 지 걱정이 된다"는 김씨는 상금 1,200만원을 불우 청소년과 독거 노인에게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 본상―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지금 장례 치르러 갑니다."

수상 소감을 묻자 이선희 서울사무소장의 어두운 대답이 돌아왔다. "한국 온지 석 달 된 26세 재중동포 청년이 감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제때 치료를 못받아서요."

구로구 가리봉동에 있는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대표 김해성)은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고단한 이들의 안식처다.

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 산하단체로 1980년대 말부터 활동해온 노동상담소 '희망의 전화'에서 출발한 이 단체는 외국인노동자 문제가 부각되기 시작한 1994년 성남에서 창립됐다. 이후 서울, 경북 경산, 경기 광주와 양주로 사무소를 늘렸다. 산업재해, 임금체불, 폭행 등으로 고통 받는 그들을 위해 법률자문, 의료·교육 제공,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소장은 "차별 없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라는 상이라 생각하고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 본상― 피송자씨

"74년 우연히 한 어린이신문에서 섬 아이들이 서울 구경을 가겠다고 바지락을 키웠다가 태풍에 모조리 휩쓸려 실의에 빠졌다는 기사를 읽었어요." 낙도어린이 후원회장 피송자(62)씨가 섬 아이들과 인연을 맺은 이유다. 당시 피씨는 곧바로 경남 고성군 자란도를 찾아갔고 자란분교 어린이 27명의 서울 구경을 추진했다. 피씨는 이후 낙도어린이 후원회를 조직, 30년 가까이 전국의 섬을 돌아가며 140회 1,700여명의 어린이에게 후원금과 장학금을 지원했다.

현재 회원 15명인 후원회는 매년 2회 바자회나 디너쇼, 일일찻집을 열어 비용을 마련한다. 피 회장은 "도시 아이들만 외국 구경 하냐며 올 1월엔 전남 신안군 섬 아이 30명으로 이뤄진 낙도 어린이 합창단을 이끌고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다녀왔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좋은 일을 더 많이 하겠다"고 약속했다.

● 본상― 정영남씨

청소년 상담, 외국인 관광객 문화재 안내, 장애인 봉사, 의료자원봉사….

정영남(79) 할머니는 왕성한 봉사활동 때문에 늘 하루가 부족하다. 89년 초등학교 교장에서 퇴임한 후 지금까지 강동구 신양중 등 6개교에서 학생 상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송파중의 특수학급에서는 정신지체 장애학생의 학습을 돕고 서울아산병원에서는 병원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일본어를 잘해 지난해 월드컵 홍보관에서 안내봉사를 한 정 할머니는 요즘도 매주 1회 운현궁에서 일본 관광객을 안내하고 있다. 서울노인복지관에서 노인정책과 치매 관련 일본서적 번역도 돕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 자원봉사자중 처음으로 '1만 시간 봉사활동'을 기록한 정 할머니는 "내가 좋아 하는 일이 남에게 도움이 돼 더욱 기쁘다"며 "작은 힘이지만 필요한 곳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 본상― 봉사모임 마음자리

97년 서울 성북구 석관동 조기축구회 회원 7명이 뜻을 모아 시작한 봉사모임 마음자리(회장 김동진)는 현재 회원 수 250여명에 이르는 제법 규모있는 봉사단체로 성장해 있다.

회원들은 회비를 모아 매월 인근의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저소득 모자가정 등을 직접 방문해 쌀 반찬 등 부식거리와 생활필수품, 후원금 등을 지급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1회로 끝나지 않고 대상자가 자활능력을 갖출 때까지 계속 이어진다. 현재 70여 가정을 돕고 있는데 단순히 물품만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노인들 건강을 살피고 집안 대소사를 함께 챙겨주는 등 정을 담뿍 담아 봉사를 펼치고 있다.

김 회장은 "큰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벌인 일인데 이렇게 큰 상을 주니 감사할 뿐"이라며 "상금은 임원들과 상의해 더 많은 사람을 돕는데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 본상― 이대연씨

"조금만 보살펴 줘도 제대로 클 아이들이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이대연(46)씨는 아직 미혼이다. "혼자 몸이니까 주위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씨의 봉사활동은 80년 서부경찰서 방범자문위원으로 위촉돼 청소년, 소외계층과 인연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자신도 어려운 청소년시설을 보낸 이씨는 재소자와 출소자, 조직폭력배 등에 특히 관심을 가졌다. 지금까지 그는 1,400여명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살인죄로 복역 중이던 20대 재소자를 10여년간 쫓아다녀 나중에 언론에 크게 보도된 기술자로 만드는 등 보람 있는 일이 많았다.

몇 년 전부터는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 지역내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넓히고 있다. 이씨는 "봉사는 자기희생에서 끝나야지 대가를 바라면 안된다"며 수상소식에 겸연쩍어 했다.

장려상 수상자 명단

김금석(62) 강서구 지체장애인협회 분회장 김기석(44) 이삭어린이집 원장 김삼중(60) 노량진1동 통친회장 김순청(61·여) 전 대한적십자사 서울시협의회장 김용선(53·여) 새마을문고 성북구지회장 김용희(49·여) 식당 운영 김화조(67) 서울시민신문 종로신문 대표 민숙기(55·여) 전 구로구 새마을부녀회장 송종규(80) 전 신창중 교장 오복식(50·여) 신림10동 주민자치위원 윤석남(54·여) 주부 윤종진(78) 답십리3동 주민자치위원 임일란(51·여) 대한적십자사 미아8동 봉사회장 강동구중식업연합회 자원봉사단(암사1동 중식업주모임) 용강동 먹거리상가 번영회(용강동 토정로변 먹거리상가 입주민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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