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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시설 300곳 무대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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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시설 300곳 무대로 바뀐다

입력
2003.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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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서 하는 연극이라 시시할 줄 알았는데 정말 재미있네요." "처녀 때 말고는 연극 본적이 없는데 대학로 나가지 않고도 쉽게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다음엔 이웃들이랑 같이 와서 보고 싶어요."23일부터 연극 'TV 동화 행복한 세상'(최민아 작 ·임형택 연출) 공연이 열리고 있는 경기 용인시 신갈 성당. 지하 강당을 개조해 만든 '효림극장'의 160석 좌석은 6살 꼬마에서부터 7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로 가득 찼다. 공연이 끝나자 배우들에게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등 관객들의 반응도 한결 같았다.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 사건'이 공연된 안양 중앙성당도 열기가 넘치기는 마찬가지였다.

안양 중앙성당과 신갈성당에서 열리고 있는 공연은 한국연극협회와 천주교 수원 교구청이 문화 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종교 시설의 문화 공간화 사업'을 앞두고 소요 예산과 관객 형성 여부, 효과 등을 알아보기 위해 마련한 시범 행사다.

'종교 시설의 문화 공간화 사업'은 전국에 산재한 종교 시설에 조명, 음향, 무대 등 기본시설을 설치해 연극 등 공연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프로젝트. 사업이 현실화하면 일반인들이 생활 속에서 쉽게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한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총무 홍창진 신부는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아 앞으로 전국 300개의 종교 시설을 문화 공간으로 만들기로 7대 종단 관계자들과 협의가 된 상태"라고 말했다.

또 "내년부터는 '템플 처치 공연예술제'를 꾸려 종교 공간을 신도와 일반인들에게 열린 장소로 개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종렬 한국연극협회 연극 교과서 추진위 부위원장은 "종교시설을 활용하여 10곳 이상 순회공연이 미리 확정이 된다면 공연의 질 향상과 극단 운영의 획기적인 발전이 가능할 뿐 아니라 연극과 공연 예술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공연은 16일까지 계속된다 (02) 741-9723, 507-4210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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