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영어완전정복"은 어떤영화/영어강박증 "청정코미디"로 풀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영어완전정복"은 어떤영화/영어강박증 "청정코미디"로 풀어

입력
2003.10.28 00:00
0 0

조폭 코드와 섹스 코드를 버무린 최근 충무로 코미디 영화가 까마귀떼라면 '영어완전정복'은 홀연히 나타난 한 마리 백조 같은 코미디다. 배우들이 토사물 위에 구르고 욕설의 바다 위를 떠다니던 이전의 코미디영화에 비한다면 화려한 특수효과와 앙증맞은 애니메이션을 앞세운 코미디 '영어완전정복'은 오페라를 보는 듯한 고급스러움이 두드러진다.말단 동사무소 직원까지 괴롭히는 한국 사회의 영어 강박증을 코미디로 풀어낸 김성수 감독('비트' '태양은 없다')의 신작 '영어…'는 시각적 즐거움이 눈길을 잡는다. 플래시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와 뮤직 비디오 스타일을 코미디에 결합한 솜씨가 놀랍다. 이 대목에서 '영어'는 충무로 코미디의 영토를 넓혔다. 막을 열자마자 등장하는 이나영(영주)의 만화 캐릭터를 보자. 얼굴을 가릴 정도로 큰 뿔테 안경을 낀 그녀가 자신의 공주병을 토로하는 순간 관객은 이나영이 펼칠 '스크린 웃음 정복기'가 예사롭지 않을 것임을 예감한다.

턱 없이 많이 나온 전기요금고지서를 들고 온 한 외국인이 동사무소에 들어오면서 평화로운 동사무소에도 영어열풍이 분다. 소주병 돌리기로 동사무소 영어대사로 뽑힌 영주. 영어학원 레벨 테스트부터 악몽이다. 영화는 영어 강박증을 앓는 영주의 마음을 판타지로 보여준다. 레벨 테스트를 스트리트 파이터 게임 패러디로 보여주는 장면은 '영어'의 매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 피자집 배달원, 동사무소 직원을 상대로 영어 강사들은 매운 주먹을 휘두른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영주의 일상은 영어의 충격에 의해 무너지지만, 초급반에 함께 들어온 미남 백화점 직원 문수(장혁)의 존재가 보상이다. 영주는 영어 정복을 통해 문수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한국어로 반말을 일삼는 미모의 영어 교사 캐서린(안젤라 켈리)과 문수의 지갑 속 사진의 여자가 영주의 길을 가로막지만 밝고 따뜻한 화면과 코믹한 음악으로 보아 영주의 미래가 어둡지는 않을 듯. 감각적인 대사, 이나영의 열연, 그리고 이범수 같은 출중한 카메오까지 관객을 웃음으로 '정복'하지만, 뒷부분의 억지스러운 설정으로 '완전정복'에는 미치지 못했다. 11월5일 개봉.

/이종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