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인 손길승 SK그룹 회장이 주중 퇴진의사를 밝힐 것으로 전해지면서 차기 재계 총수에 누가 추대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26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현재 표류하고 있는 재계의 리더십을 복원하고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외부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 위해서는 삼성, LG, 현대차 회장 등 '실세회장'이 차기 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전경련은 특히 SK비자금사태에 대한 검찰의 수사칼날이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정치자금을 제공한 다른 그룹으로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이는 것에 대응, 재계의 중심 축을 하루빨리 안정시키려면 손 회장 퇴진시 대행 체제보다는 주력그룹의 회장을 옹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차기 회장은 이른바 '빅3' 인 이건희 삼성회장, 구본무 LG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거론되고 있는데 특히 막바지 조율 단계에서 구 회장의 추대론이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LG측은 구 회장의 수락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LG 고위관계자는 "구 회장은 통신사업과 LCD 사업등의 분야에서 '일등LG'를 달성하기 위한 경영활동에도 시간이 모자란다며 분명한 거절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재계 일각의 구 회장 추대 움직임은 모 그룹의 음모가 개입된 것으로 본다"면서 "이 같은 움직임이 구체화할 경우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빅3' 총수가 끝내 고사할 경우 조석래 효성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것도 여의치 않을 경우 남덕우 전 국무총리(전경련 원로자문단 좌장) 등 재계의 신망을 받는 원로인사가 영입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경련은 내다보고 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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