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톱 10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 올 시즌 마지막 성대결에서 컷 통과의 1차 관문을 넘은 박세리(26·CJ)가 목표를 상향 조정,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24일 경기 용인 레이크사이드골프장 서코스(파72·7,052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박세리가 거둔 성적은 2오버파 74타. 전날 이븐파로 공동 13위까지 랭킹을 올렸던 박세리는 이날 보기 3개에 버디 1개로 2보 후퇴(146타)하면서 공동 29위로 밀렸다. 그러나 박세리는 120명의 출전 선수 중 60위권내에 들어 가뿐하게 컷을 통과했다.
박세리가 컷을 통과함에 따라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개전의 깃발을 들어올린 이후 올 시즌 6번째 '성전(性戰)'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로 기록됐다. 이로써 박세리는 1945년 '여장부' 베이브 자하리아스의 컷 통과 이후 58년 만에 골프 성대결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남겼다.
"한 수 배우겠다"는 심정으로 전날 찬 바람을 맞으면서도 밝은 표정으로 경기에 임했던 박세리는 이날 눈 앞에 다가온 컷 통과를 의식해서인지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몇 번의 샷 실수를 범하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파4 7번홀(399야드)에서 세컨드 샷이 그린 왼쪽 벙커에 빠지면서 파세이브에 실패한 박세리는 곧바로 파5 8번홀(544야드)에서 버디퍼트를 떨구며 전홀의 실수를 만회했다.
그러나 박세리는 파4 13번홀(407야드) 벙커에서 세컨드 샷을 시도하다 물에 빠뜨리면서 보기를 범한 데 이어 파4 14번홀(437야드)에서도 그린을 놓치는 바람에 한 타를 더 까먹으면서 선두권에서 뒤처졌다.
전날 7오버파로 무너지며 지옥까지 갔던 양용은(31·카스코)은 이날 데일리 베스트인 7언더파 65타(중간합계 144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웃음을 되찾았다. 프로 4년차의 무명 조현준은 1타를 줄여 중간합계 4언더파 140타로 선두에 나섰다.
1언더파 71타(중간합계 143타)를 기록한 신용진(39·LG패션)은 박세리와의 동반 라운딩을 끝낸 뒤 "솔직히 박세리가 (컷)통과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코스였다"며 이번 대회가 '세리쇼'에 치우치고 있는 점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신용진은 이어 "한국오픈에서는 파4홀에서도 5,6번 아이언으로 세컨드 샷을 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대부분 웨지로 어프로치를 했을 정도로 코스가 짧았다"며 "박세리는 미국프로골프(PGA)는 물론 한국오픈에 출전했다면 컷은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박세리는 25일 오전 10시부터 이선호(27), 서종철(29) 등과 함께 3라운드 경기에 들어간다. SBS골프채널이 오후 1시50부터 생중계한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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