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은 24일 강남 지역의 장기 미분양 고급 아파트의 매매가를 실제보다 부풀려 인터넷 부동산정보 사이트에 등록한 뒤 이를 근거로 노숙자 명의로 담보 대출을 받아 가로챈 일당 6명을 적발, 조모(43)씨 등 2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최모(34)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이들은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초구 양재동의 장기 미분양 아파트 12채를 대신 분양해주겠다고 건축업자에게 접근, 부동산정보 사이트에 실매매가보다 2억∼10억원 정도 높게 시세를 등록한 뒤 은행에서 허위 시세의 60∼80%에 해당하는 48억원의 주택 담보 대출을 받아 챙긴 혐의다.
조사결과 이들은 아파트 소유권을 노숙자 명의로 이전한 뒤 대출받는 수법으로 신분을 감췄으며, 담보가 설정된 아파트를 임대해 전세 보증금까지 챙겨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은행들이 담보로 설정될 주택에 대해 현장 실사를 하지 않은 채 부동산정보 사이트에 등록된 시세만 믿고 대출을 해주는 등 주택담보 대출 심사가 허술한 점을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부동산정보 사이트에 허위 시세를 등록하는 것은 처벌 법규가 없어 단속이 불가능하다"며 "부동산정보 사이트의 허위 시세 등록도 강남지역 부동산 가격 급상승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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