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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서 돋보기]한국의 제조업은 미래가 두렵다

입력
2003.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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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윤모 지음 마이넌 발행·1만5,000원

지난해 봄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10년 이상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제조업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한 곳은 잉크스라는 자그마한 중소기업이었다. 이 기업은 대표적인 3D 업종인 금형업을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도쿄 시내 중심부에 있는 이 회사를 보면 금형업에 대한 선입관이 사라진다. 정보기술과 제조기술을 융합해 21세기 정보화 시대의 가장 대표적인 일본 제조업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가 이 기업을 찾은 이유는 여기에 있다.

산업자원부 서기관인 저자는 21세기 들어 한국 경제 발전에 있어 제조업의 역할에 대한 비판과 도전이 거세게 제기됨에 따라 제조업의 미래에 심각한 회의를 품게 됐다. 그러나 2년에 걸친 일본 근무기간 중에 직접 접한 일본 제조업의 모습은 그 같은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 버렸다. 제조업은 영원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잉크스 외에도 일본식 경영과 글로벌 경영을 통합해 기술 중심의 새로운 장치 산업의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는 캐논, 유비쿼터스 시대의 새로운 제조업의 모습을 개척해나가는 소니, 끝없는 혁신으로 미래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도요타 등을 대표적인 예로 들고 있다. 그러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에는 아무리 화려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살아남을 수가 없다. 엔론, 파이어스톤, 대우 등이 그런 부류에 속한다.

한국은 어떤가. 우리의 경우 제조업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30%가 넘어 일본의 23%보다 높다. 그런 제조업이 지금 지속성장이냐 몰락이냐의 갈림길에 서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나타나는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1만 달러 부근에서 심각하게 대두하고 있는 정도다.

저자는 일본에서 보듯 제조업은 영원하며, 우리도 제조업을 통해 한 단계 올라설 수 있으며 또 그래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구나 국내외 상황이 우호적이다. 지식·정보화 사회 등 7개의 좋은 기회가 앞에 있다. 그런데 이 기회는 21세기 동안 한 번밖에 없고, 5년 정도만 지속되기 때문에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이 책은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해 생각할 때 좋은 참고가 된다. 다만 일본 사람 이름 표기에 있어 일관성이 없는 것이 흠이다.

이 상 호 논설위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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