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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반응/"여권 대선자금도 공정 수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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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반응/"여권 대선자금도 공정 수사를"

입력
2003.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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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23일 최돈웅 의원이 받은 SK 비자금이 당 조직에 들어왔음을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여권의 대선자금 및 비리 의혹 등에 대해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며 역공을 시도했다.하지만 소장파는 "당이 먼저 대선자금을 고해성사해야 한다"고 주장, 갈등 조짐도 엿보인다.

최병렬 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에서 "불법으로 조성된 자금을 합법적인 통로가 아닌 수단으로 받아썼기 때문에 수사에 정정당당하게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SK 비자금이 당으로 들어왔음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다. 그러나 최 대표는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불법 자금이 우리쪽으로 넘어왔다는 얘기지 꼭 당을 지칭하는 게 아니다"며 한발 뺐다.

최 대표는 동시에 여권과 검찰을 향해 화살을 겨눴다. 그는"권노갑씨 200억원 수수 사건 등과 대통령 측근의 대선 자금에 대해서는 전혀 수사를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하지 않을 경우 근본적인 입장을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홍사덕 총무도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민주당이 공개했던 대선자금 내역에 대해서도 웬만한 분은 그게 참인지, 아니면 꾸며댄 것인지 다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소장파는 다른 해법을 주장하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남경필 의원은 "수사결과가 나올 때마다 사과하거나,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할 경우 국민은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며 "스스로 대선자금의 전모를 밝히는 고해성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억울한 점도 있고 형평성 문제도 있겠으나 그것은 둘째 문제"라며 최 대표의 대처 방식을 간접 비판했다.

권오을 의원도 "100억원 이야기가 나왔을 때부터 계속 부인했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설 자리를 좁혀 왔다"고 지도부를 질타했다. 이들의 얘기를 전해들은 김영일 전 사무총장은 이날 남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여당이 더 큰 문제인데 왜 우리만 다 드러내자고 하느냐, 여야 같이 해야 한다"며 섭섭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원희룡 의원은 "돈을 안 받았다고 주장하다가 받았다고 시인하는 등 거짓말하는 정치인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최돈웅 의원을 향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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