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이 사업을 직접 하지 않지만 알짜 자회사를 거느리고 경영 투명성도 높은 '지주회사'가 투자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LG 등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기업이나 사실상 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우량 자회사를 많이 거느린 지주회사일수록 고배당을 통한 이익창출이 가능한데다 상대적으로 경영 내용이 안정적이고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 등 '두마리 토끼잡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그룹 지주사 외국인 지분 급등
최근 외국인들은 (주)LG 농심홀딩스(주) 풀무원(주) 우리금융지주 등 지주사 주식에 대해 연일 사재기를 하고 있다. 한화 코오롱 현대엘리베이터 등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예정이거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의 주식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올 9월 이후 (주)LG를 대거 사들여 8월 말 4.35%에 불과하던 지분율을 8.89%까지 2배 가까이 높였다. 풀무원의 외국인 지분율도 8월 말 16.66%였으나 10월 들어 20.16%까지 상승했고, 5%에 불과하던 한화의 외국인 지분도 최근 8.19%까지 늘어났다.
우량 자회사+배당 수익
외국인들이 지주회사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무엇보다 지주사가 거느린 우량 자회사들이 수익을 많이 내면 지주회사의 지분 평가 이익이 늘어나고 지주사에 대한 배당도 많이 하기 때문. 지주사의 지분 평가이익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주가가 상승하게 되고, 지주사가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 수익 중 일부를 주주에게 나줘 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주)LG의 경우 LG그룹 대주주들이 전자나 화학 지분은 전혀 갖고 있지 않고 (주)LG 지분만 보유한 만큼 전자·화학으로부터 나오는 평가이익이나 배당 수익을 대주주들에게 분배해야 한다. 당연히 소액주주나 외국인 주주들의 배당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또 계열사를 지주회사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대신 브랜드 사용 로열티를 받게 돼 상당한 수익이 기대된다.
지배구조 개선에도 점수
그룹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대기업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화증권 이정헌 연구원은 "한화그룹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발표한 이후 과거 재벌 이미지 때문에 저평가됐던 그룹 지주사에 대한 외국인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함성식 연구원은 "지주회사가 경쟁력 있고 우량한 자회사를 많이 거느릴 경우 고배당이 가능하고 계열사간 출자 제한 등으로 회계상 단순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게 된다는 점이 투자 메리트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 지주회사란
주식 소유(상장사 30% 이상)를 통해 다른 회사(계열 자회사)의 사업을 지배하는 것이 사업의 주된 목적인 기업. 공정거래법은 자산총액이 1,000억원 이상으로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의 주식 합계액이 자산 총액의 50% 이상인 회사를 지주회사로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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