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8년 스웨덴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잉그마르 베르히만 감독은 10대 때부터 연극, 오페라, 라디오 드라마 등 활발한 창작활동을 했다. 46년부터 영화를 시작한 그는 초기 대표작 ‘여름밤은 세 번 웃는다’(1955)로 칸 영화제 특별상을 받았다.그의 명성을 널리 알린 것으로는 ‘제7의 봉인’(1957) ‘산딸기’(1957) ‘처녀의 샘’(1959) 등 실험적인 영상이 돋보인 작품들이 꼽힌다.
이 작품들은 당시 서구 지성의 주류였던 실존주의와 맞물려 신의 존재, 인간의 고독과 고통스런 삶 등을 주제로 다루며 모더니즘 영화의 시대를 열었다.
이후 그가 잇따라 발표한 ‘어두운 유리를 통해’(1962, EBS 25일 밤 10시) ‘겨울빛’(1963) ‘침묵’(1963)은 신과 인간의 구원을 다룬 ‘신의 침묵 3부작’으로 꼽힌다.
그는 ‘여성을 위한 감독’으로도 불리는데 ‘외침과 속삭임’(1973) ‘가을소나타’(1979) 등의 작품에서 이 시대를 힘들게 살아가는 여성의 존재와 삶의 조건을 다루었기 때문이다.
그러던중 76년 탈세혐의로 체포돼 스웨덴 정부의 조사를 받은 뒤 그는 미국으로 떠나 할리우드에서 작품활동을 하다가 2년 뒤 고향으로 돌아갔다.
스웨덴 정부는 다시는 거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딴 영화상을 제정, 운영하고 있다. 그가 83년 발표한 ‘화니와 알렉산더’는 공식적인 은퇴작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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