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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FTA왕따"… 수출 전선 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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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FTA왕따"… 수출 전선 삭풍

입력
2003.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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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 국가의 자동차는 50%의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반면 FTA 체결국에 대해서는 관세가 10% 이하가 될 예정이다. 미국과 EU는 이미 멕시코와 FTA를 체결했고 일본도 현재 FTA 타결 막바지 단계다. FTA 체결이 안된 한국산 자동차는 사면초가 상태다."(KOTRA 멕시코관 보고)"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이 회원국의 H 형 철강 제품엔 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반면 비회원국인 한국산 제품엔 20%를 부과하고 있다. 수출 대행 현지 업체들이 사실상 부도 상태다."(KOTRA 말레이시아관 보고)

FTA 체결 지연으로 우리나라 상품의 수출 경쟁력이 급속히 추락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발효중인 FTA는 모두 184개. KOTRA(사장 오영교)는 이러한 FTA가 2005년에는 300개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단 한 개의 FTA도 발효하지 못했다. 한-칠레 FTA가 체결은 됐지만 아직 국회 비준을 받지 못한 상태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한국 상품은 갈수록 설 땅을 잃고 있다는 게 KOTRA 해외사무소의 현장 보고이다.

FTA 미체결로 인한 불이익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은 고율 관세로 인한 가격경쟁력의 상실이다. FTA 미체결국의 자동차에 대해 50%의 관세를 부과키로 한 멕시코 이외에도 헝가리는 한국산의 경우 중형승용차는 23%, 소형승용차는 13%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헝가리가 EU 가입을 전제로 92년부터 관세율을 내리기 시작, 현재 대부분의 EU 공산품이 거의 무관세로 수입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 자동차의 직수출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베트남도 7월 40∼50%였던 종이류에 대한 수입 관세를 아세안자유무역협정(AFTA)회원국에 한해 20%로 내린 상태. 한국산 신문용지는 경쟁력을 완전히 잃었다는 것이 현지 보고다. EU도 터키와의 관세동맹에 따라 터키산 섬유제품을 무관세로 수입하고 있으나 한국산에 대해서는 4.6%의 관세를 물리고 있다. 물류비, 재고 부담까지 겹쳐 일부 품목은 터키제품에 최고 20%까지 시장을 내준 실정이다.

FTA를 빙자한 또 다른 무역 장벽의 형태는 자국의 인증을 요구하는 것. 브라질은 한국산 타이어가 국제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는데도 FTA 미체결을 이유로 자국의 인증 획득을 요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통관이 지연될 뿐 만 아니라 추가 비용 증가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EU도 기계, 완구, 전기·전자, 통신기기, 의료기기, 승강기 등 21개 품목에 대해 공동강제규격인증제도(CE)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EU와 상호인증협정이 없어 CE마크를 얻지 못할 경우 수출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한편 멕시코는 대형 정부공사 발주시 FTA 미체결국에 대해서는 아예 입찰기회조차 주지 않고 있어 FTA 미체결로 인한 불이익의 형태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KOTRA 관계자는 "세계 무역 대국 가운데 우리나라만이 거의 유일하게 단 하나의 FTA도 발효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해외시장에서 한국 상품이 각종 불이익에 직면,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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