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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하청 설움씻고 새도전"/휴먼메디텍 고중석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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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하청 설움씻고 새도전"/휴먼메디텍 고중석 사장

입력
2003.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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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묵은 제조업의 한(恨)을 벤처에서 풀어볼 작정입니다"패션의류 제조업만 30년, 10% 남짓한 마진을 보기 위해 이태리, 프랑스, 미국 등 전세계를 통틀어 가보지 않은 곳이 없다. 가끔은 해외 바이어들에게 "우리에게 제발 일을 맡겨달라"고 매달린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땀 흘린 직원들의 노력에 힘입어 회사도 크고, 돈도 벌었지만 마냥 이렇게 남의 하청이나 다름없는 사업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한 개를 팔아도 제값을 인정받아 당당하게 팔고 싶었죠."

휴먼메디텍의 고중석(49·사진) 사장은 의료용 플라즈마 멸균기라는 생소한 분야에서 새로운 꿈을 찾았다. 각종 의료기기의 소독에 쓰이는 멸균기는 외과병원의 필수장비로 1,800억원대의 세계 시장을 놓고 250여개의 회사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스팀, 개스 방식 등 다양한 방식이 널리 보급되어 있는 가운데 우수한 성능과 저렴한 유지비로 각광을 받고 있는 플라즈마 제품은 미국계 다국적기업인 존슨앤존슨이 독점하고 있던 터다.

당시 KAIST에서 플라즈마 연구를 하던 김성녕 부사장으로부터 플라즈마 멸균기 사업화에 대한 제안을 받은 고 사장은 눈이 번쩍 뜨였다. 그토록 열망해왔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제조업의 길이 보였던 것. 30억원의 자본금을 어렵사리 마련해 1998년부터 기반 작업에 들어갔다. 기초 연구가 끝나고 본격적인 제품 개발에 나선 것은 지난 2000년 3월. '의료장비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라는 생각으로 제품 테스트에만 1년을 투자했다. 생산 전과정은 최고의 품질을 얻기 위해 전문 업체에 아웃소싱했다. 의류업에서 잔뼈가 굵은 기업인답게 제품의 디자인과 인체공학적 설계 등 마무리에도 신경을 쓰다 보니 5년 만에 첫 제품이 나왔다.

한국산 플라즈마 멸균기에 대한 시장 반응은 뜨겁다. 이미 유럽, 일본 등지에서 대형 의료기기 업체들과 대리점 판매 계약을 맺었으며, 존슨앤존슨도 제휴를 요청하고 나섰다.

그러나 고 사장은 '성공'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기 거북스러워 했다. 그는 "앞으로의 경영이 더 큰 문제"라며 "중·소형 신제품 개발 및 해외 신시장 개척을 통해 확고한 성장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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