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9시 30분께 구속영장이 발부된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씨는 30분 후인 오후 10시께 서울지검 청사를 나와 서울 구치소로 향했다. 검은색 스웨터와 감색 면바지 차림에 이례적으로 수갑을 찬 채, 수사관들에 둘러싸여 검사실에서 내려온 송씨는 쏟아지는 질문에 "나중에, 나중에…"라고 말을 흐리며 복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송씨가 전날 하루를 보낸 서초 경찰서에 두고 온 세면기구를 가져다 줄 것을 부탁해 구속 집행이 예정보다 10여 분 지연되기도 했다.이에 앞서 서울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참여하기 위해 서초경찰서 유치장을 나설 때 송씨는 "긴 호흡과 안목으로 민족사를 멀리 보겠다. 한국에 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사법처리에 맞서는 자신의 소감을 요약했다. 송씨는 오후 2시께 법정에 도착, 3시간 동안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 임했으며, 법정 밖까지 고성이 들릴 정도로 검찰과 변호인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그러나 결국 서울지법 최완주 영장전담부장판사는 4시간 30여분동안 기록을 검토한 끝에 "유·무죄를 떠나 검찰의 소명은 구속을 하기에 부족치 않으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 등은 증거인멸 가능성에 해당돼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영장 발부 원칙에 맞는 사안"이라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이날 법원에는 송씨가 도착하기 30분 전부터 학계, 종교계, 시민단체 인사 40여명이 찾아와 실질심사가 열리는 법정 앞 복도에서 초조하게 송씨를 기다렸다. 부인 정정희씨와 처남 등 송씨 가족들도 송씨를 그림자처럼 따르며 37년 만에 귀국한 조국에서 '범법자'로 법정에 서야 하는 송씨를 안타까운 모습으로 지켜봤다. 특히 입국 후 송씨와 일정을 함께 했던 함세웅 신부, 서강대 박호성 교수, 서울대 김세균 교수 등이 실질심사 방청을 요청하고 나서, 재판부가 재량으로 부인 정정희씨와 처남 외에 박 교수의 방청을 허락하기도 했다.
/이진희기자river@hk.co.kr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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