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ㆍ安大熙 검사장)는 21일 최돈웅(崔燉雄)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SK에서 100억원을 받은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전달경위 및 사용처 확인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이날 3차 소환된 최 의원은 검찰에서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SK측에 대선자금 지원을 먼저 요청했으며, 같은해 11월 대형 쇼핑백에 담긴 현금 100억원을 수 차례 나눠 자신의 동부이촌동 집에서 전달받았다고 시인했다.
검찰은 손길승(孫吉丞) SK그룹 회장 등 SK 임직원 등을 통해 이 같은 진술을 먼저 확보하고 최 의원을 집중 추궁해 자백을 받아냈다.
문효남(文孝男) 대검 수사기획관은 “최 의원이 SK로부터 100억원을 받은 혐의를 시인했다”며 “최 의원이 자백한 내용은 공여자측의 진술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그러나 “100억원의 사용처에 대해선 말하기 곤란하다”며 함구하고 “다만 개인적으로 유용한 돈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100억원이 한나라당의 비공식 후원금으로 전달돼 ‘부국팀’ 등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사조직 운영자금 등에 사용된 것으로 보고, 조만간 당 재정위원회 및 사조직 관계자를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보다 정확한 사용처 확인을 위해 최 의원은 물론 한나라당 강원 강릉지구당과 사조직 관련 계좌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이에 앞서 최 의원의 당시 통화조회와 금융거래 내역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최 의원이 100억원 중 상당액을 유용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현대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박광태(朴光泰ㆍ60) 광주광역시장을 22일 소환해 국회 산자위원 시절 현대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또 1995년 지방선거 당시 민자당의 안기부(현 국정원) 자금 257억원 전용 의혹사건과 관련,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의원이 이날 소환에 응하지 않음에 따라 24, 29일중 재소환하기로 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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