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의 재일동포 할머니가 제주 서귀포시에 20억원을 들여 문화회관을 건립, 시에 기증한다.도쿄(東京)에 거주하는 서귀포 출신의 재일동포 김 정(金 貞·82) 할머니가 그 주인공. 이 할머니가 사재를 털어 서귀포 신시가지 시립도서관 동쪽에 지은 지상 2층, 연면적 1,636㎡ 규모의 다목적 문화회관 기증식이 22일 현지에서 열린다. 이 회관에는 전시 및 휴게실, 강의실, 연습실, 400석 규모의 공연장 등이 갖춰졌다.
13세 때 일본으로 건너가 건축업으로 자수성가한 김 할머니는 2001년 어렵게 모은 재산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심하다 고향의 문화발전을 위해 쓰기로 결심, 회관 건립에 나서 최근 건물이 완공됐다.
40여년 전 남편과 사별한 김 할머니는 슬하에 자녀도 없이 홀로 모진 고생을 하면서도 지난 70년에는 시집의 고향인 남제주군 성산읍 삼달리 마을회관 건립비 200만원과 삼달초등교 부지 1,700㎡를 내놓는 등 고향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김 할머니는 "태를 묻은 서귀포에서 여생을 마치는 게 소원"이라며 "여력이 닿는 데까지 어려운 이웃을 돕고 고향의 문화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건물 기증식은 22일 오전 11시 서귀포시 김정문화회관 건립 현장에서 열린다.
/제주=김재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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