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포수 박경완의 볼배합에 꽁꽁 막혔다니요. 제가 못쳤을 뿐이죠. 오늘은 두고 보세요."3차전까지 11타수 1안타로 톡톡히 망신을 당한 현대의 거포 심정수(28)는 21일 4차전 직전 연습배팅때 두개의 홈런을 때린 뒤 이렇게 한마디 던졌다. SK 상승세의 중심엔 안방마님 박경완이 있었고 현대 타선의 침묵엔 심정수의 부진이 한몫했다는 주위의 곱지않은 시선을 다분히 의식한 말투였다.
'헤라클레스'의 오기가 발동했을까. 심정수는 1―3으로 뒤진 3회초 2사 1,2루서 SK 두번째 투수 김원형과 맞닥뜨렸다.
바깥쪽 커브 유인구에 한 차례 헛스윙을 한 심정수는 잠시후 가운데로 몰린 실투를 놓치지않고 끌어당겼다. 경쾌한 타구음과 함께 치솟은 타구는 SK 좌익수 조원우 앞에서 뚝 떨어졌다. 현대가 2―3으로 아가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1타점 적시타였다.
박경완은 계속해서 바깥쪽으로 공을 뺐지만 심정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3―3으로 팽팽하던 5회초 정성훈이 볼넷으로 나가자 이광근 3루코치와 귓속말을 나눈 심정수는 초구를 노려 좌전적시타를 터뜨려 무사 2,3루를 만들며 역전드라마의 서곡을 알렸다. 이숭용의 2타점 안타때 홈을 밟은 심정수는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1995년, 2000년 한국시리즈에서 2할8리의 빈타에 병살타와 실책을 3개씩 남발했던 과거를 훌훌 털어버렸다.
/인천=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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