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가 파업을 끝내고도 출근 후 집단행동을 하면서 일을 하지 않았다면, 노무제공으로 볼 수 없어 회사측은 정상적인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서울지법 민사합의42부(조수현 부장판사)는 21일 여수지역 건설노조 소속 노조원 848명이 "파업을 끝내고 출근했는데도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며 여수 지역 16개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회사측이 파업 전과 동일한 조건으로 근로계약 체결을 요구한 것을 무리한 강요라고 보기 어렵고, 차후 단체·임금협상에서 임금수준을 재조정할 수 있는데도 집단으로 퇴근하거나 출근하지 않은 행위는 정상적인 노무제공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출근 과정에서의 출입 봉쇄도 사측의 일방적 저지가 아니라 노사 양측의 실랑이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사측이 근무를 방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여수지역 건설노조는 지난해 7월 근로시간 준수와 열악한 근로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소속 회사인 60여개 건설회사를 상대로 파업에 돌입, 노사정합의 결렬에도 불구하고 9월 현장에 복귀하기로 했으나 출근 과정이나 출근 후에 회사와 마찰을 빚어 며칠간 정상적인 업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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