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사이버게임즈(WCG) 기간 동안 해외 게이머는 물론 유명한 게임 개발자와 업계 인사들이 한국을 찾았다. 영국 게이머들 사이에 널리 이름이 알려진 카운터 스트라이크 팀 '포 킹즈(4 Kings)'와 한국의 온라인 게임 산업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한 게임 개발자 피터 몰리뉴를 만나 봤다.
● 英국가대표 포 킹즈
9월 초 런던에서 개최된 WCG 2003 영국 국가대표 선발전은 온라인 예선을 거친 1,500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영국에서 '피파 2003' 다음으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인 카운터 스트라이크 부문에서 '포 킹즈' 팀(사진)의 우승을 점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온라인에서 만난 더글라스 라이트, 그래그 에드워즈, 스튜어트 헤리만, 마크 마그니아카프라, 스코트 스미스 등 다섯 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영국 대표로 선발돼 한국을 찾았는데, 영국 게이머들 사이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고 한다.
대여섯살 때부터 닌텐도, 아타리 등 8비트 콘솔 게임을 즐긴 이들은 어른이 되어선 1인칭 슈팅 게임인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매력에 푹 빠졌다. 최근 6개월 간 3만 달러를 벌었을 정도로 각종 대회 상금도 싹쓸이했다.
지난해 한국에 와서 5위를 기록,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던 이들은 14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번엔 꼭 4강에 들겠다"고 다짐했다.
아쉽게도 그들은 '가장 강한 팀'으로 꼽았던 스웨덴의 SK팀에 져, 결국 4강 진출에 또 다시 실패하고 말았다. 두 번 연속 4강 진출에 실패했으니 낙심할 만도 하건만 이들은 "할 수 없죠. 하지만 다시 실력을 갈고 닦아 내년에 다시 도전하겠습니다"라고 시원스럽게 말했다.
● 세계적 개발자 몰리뉴
14일 영국문화원 초청으로 방한한 피터 몰리뉴(사진)는 '파퓰러스'와 '블랙&화이트' 등을 만들어 낸 세계적인 개발자다.
'신 게임'(God game)이라는 독특한 장르명을 지닌 이들 게임은 기존 게임과는 전혀 다른 혁신적인 게임 시스템을 지녀 전세계 게임 팬들을 놀라게 했다. 피터 몰리뉴는 15일 서울 압구정동의 EA코리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음 작품인 '블랙&화이트2'를 직접 시연하면서 자세히 설명했다. 전작과 같이 주인공이 선의 신으로도 악의 신으로도 될 수 있어 평화로운 왕국을 건설할 수도 호전적인 정복 국가를 건설할 수도 있다. 특히 깃발 하나를 마우스로 클릭하기만 하면 손쉽게 대규모 부대를 편성, 전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인상적이었다.
몰리뉴는 특히 한국의 온라인게임 시장에 큰 관심을 가지고 WCG 대회장을 찾아 한국 게임 업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며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최근 한국 게임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거둔 놀라운 실적에 북미나 유럽 게임업계도 주목하고 있다"며, "몇 년 안에 세계를 주름잡는 한국 온라인게임이 나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또 엇비슷한 게임들이 양산되는 요즘에도 혁신적 게임을 꾸준히 개발해 온 이유에 대해 "요즘 블록버스터 게임은 제작비가 만만치 않아 돈벌이가 보장되는 안전한 게임 위주로 가는 경향이 많지만 게임 업계가 앞으로 계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게임을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블랙&화이트'와 '페이블' 등 이미 공개된 게임 외에 '드미트리'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여태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전혀 새로운 게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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