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현(朴珠賢) 청와대 국민참여 수석이 21일 이라크 전투병 파병과 관련, 정부 내 외교안보 관료들을 겨냥해 '사고의 전환'을 촉구해 파장이 예상된다.박 수석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오랫동안 한·미 동맹관계를 통해 (우리의) 국방·외교가 이뤄진 점 때문에 그것을 일부라도 파괴했을 때 두려움과 위축이 외교·국방 라인과 국민정서에 많은 것 같다"며 "그러나 이제 우리는 조금 달리, 실질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특히 "혹시 그것이 그냥 관성적으로 그랬던 것은 아닌지, 또 그것이 올바른 것인지에 대해 깊게 고민하는 국민들이 많아졌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의 이 같은 언급은 전투병 파병을 놓고 외교안보 부처 관료와 청와대 일부 참모간에 이견이 있음을 시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수석은 또 "미국이 전투병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아직 백지상태"라고 강조하면서 "실질적 논의는 지금부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파병 논의과정은 국력과 외교력이 어디까지 발휘될 수 있는지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라디오 출연 후 일부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청와대 내부에서 전투병 파병에 대해 절대 안 된다는 심각한 분위기가 있다"며 "노 대통령도 이 같은 분위기를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전투병 파병시 사퇴한다는 청와대 참모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파병과 관련한 내 입장을 밝힐 수는 없다"며 "그러나 개인에게 진퇴의 자유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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