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청소년들에게 해로운 담배를 팔아서는 안되는 사실을 알고도 닥치는 대로 담배를 판매한 막팔아씨에게 청소년보호법 제51조 제8호에 근거,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합니다." 2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성지중고의 흡연예방 모의재판정. '말보로'고등학교의 '나꼴초'와 '한까치' '막피워' 등 학생에게 담배를 판 혐의로 법정에 선 담배가게 아저씨 '막팔아'(2학년 오성준군 분)씨는 재판장의 선고가 나자 고개를 떨구고 짐짓 반성하는 표정을 지어보인다.흡연피해를 경고하기 위해 모의재판이라는 코믹꽁트를 준비한 이종진 교사는 "청소년의 흡연피해를 실감나게 전달하기 위해 재판형식을 도입했다"며 "출연진 16명이 45일간 연습을 하면서 모두 금연에 성공했다"고 자랑했다.
청소년 금연교육을 고민하고 있는 학교현장에서 다양한 실험들이 진행중이다. 금연지도실이나 금연동아리 운영은 기본이고 금연노래 작곡이나 금연서약식 등의 이벤트성 교육모델도 등장했다.
다양한 청소년 금연교육
인천 용현여중에서는 교과와 연관된 흡연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체육의 경우 흡연예방 창작무용 작품 만들기와 발표회를 가지고 생물시간에는 호흡기계의 기능과 흡연이라는 주제로 '펫트병 실험'을 하며 음악시간에는 금연노래를 작사·작곡하는 식이다. 이런 프로그램에 대해 학생들은 91.3%가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개웅초등학교에서는 지난해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웅가족 평생 금연 서약식'을 가졌다. 전교생이 평생 금연을 약속하는 서약서를 쓰고 참석한 보호자가 확인하는 의식을 치렀다. 50여명의 아버지들도 학생들 앞에서 금연서약을 했다. 흡연예방교육의 효과는 흡연실태 조사에서 바로 나타나 흡연학생수는 전년의 98명에서 11명으로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흡연예방 전문프로그램도 나와
하지만 여전히 학교현장에서는 흡연예방교육을 하기 위한 자료나 프로그램의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 청소년보호위원회에서는 이 같은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흡연예방교육 전문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청보위 보호지원과 김석병 서기관은 "청소년 흡연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는 금연교육 전담교사는 물론 제대로 된 교육프로그램마저 갖춰져 있지않다"고 프로그램 개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청보위는 최근 청소년 흡연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에 따라 금연교육의 최적대상을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으로 꼽고 있다. 때문에 이번에 나온 프로그램도 초등학생용과 중학생용 두가지. 프로그램은 모두 '흡연문제인식하기' '흡연유혹극복하기' '금연환경만들기' 등의 3단계로 구성돼 있다. 교사들은 각 단계별로 7∼8시간씩 배정된 교육일정을 따라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만 하면된다. 교육일정에 맞춰 제작한 CD를 동영상 자료로 활용할 수도 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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