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낮 12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슬람성원'. 하루에 다섯 차례 있는 예배를 드리기 위해 찾아온 이슬람 신도들은 한국 정부의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에 대해 섭섭함과 함께 한-이슬람 관계 악화를 걱정했다.사업차 한국에 왔다는 방글라데시인 무역상 무스타크 아마드(57)씨는 "중동 특수를 통해 성장한 한국이 이라크의 이슬람 형제들에게 총부리를 들이대는 일에 섭섭함을 느낀다"면서 "이라크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파병이 아니라 식량원조와 의료지원"이라고 말했다.
3년 전부터 이태원에서 식당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파키스탄인 임렌 바쉬르(25)씨는 "추가파병이 한국 내에서의 테러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라크에서 한국군은 집집마다 총을 가지고 있는 이라크 인들의 끝없는 저항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예배를 드리러 온 모하마드 라시드(27)씨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공격에 참가한 나라들에 대한 이슬람의 여론은 결코 좋지 않다"며 "명분 없는 전쟁에 뒤늦게 뛰어든 한국에 돌아올 몫은 이슬람 국가들과의 관계악화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슬람 성원의 한 관계자는 "한국 내 이슬람 신도들이 바라는 것은 이라크 국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의료진과 공병대의 파견"이라며 "한국정부가 대미관계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국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성철기자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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