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장을 찾는 외국인들의 손발 노릇을 하겠습니다."최근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을 구경하러 하회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은 영어와 일어, 중국어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이방인의 모습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안동시 공무원인 이들 앞에는 난생 처음 탈춤을 구경하러 온 외국인 뿐만 아니라 내국인까지 몰려 귀를 쫑긋 세웠다.
일본인 오가타 게이코(25·여)씨와 캐나다인 데이비드 부왈다(27)씨, 대만인 리우쉬엔원(劉先文·39)씨. 이들 3명은 지난달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치룬 공개채용 시험에서 9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안동시의 외국인 계약직공무원으로 채용됐다.
이들은 지난 한달 동안 탈춤축제와 안동민속축제 등 문화홍보 현장을 누비며 선비의 고장 안동을 알리는 나팔수로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2만명 등 70만명이 찾은 탈춤축제 때는 100명의 외국인안내 자원봉사자와 함께 축제 현장을 지키며 관광객들의 길라잡이 역할도 해 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은 현재 곳곳의 지역명소를 도는 현장체험 근무를 통해 안동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를 쌓고 있다. 다음달까지 안동민속박물관, 도산서원, 하회마을 등에 대한 현장근무를 마친 뒤 해외자매도시 교류업무, 토속음식과 지명 입간판 등에 대한 정확한 외국어 표기작업, 문화유적 가이드 업무 등 '지방의 국제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한국과 이런저런 연고를 갖고 있다. 네덜란드 탈버그대학 도시개발석사 출신인 부왈다씨는 캐나다 한인타운에서 영어를 가르친 인연으로 2000년 3월부터 2년간 전주공업대에서 초빙교수로 활동했었고, 오가타씨는 한국어교육 1급 자격증을 딸 정도로 우리말과 문화에 대단한 열정을 갖고 있다. 한중무역대표부 통역원이기도 한 리우씨는 22일 열리는 사과엑스포를 앞두고 대만 바이어들을 과수농가로 초청하는 등 수출 일꾼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오가타씨는 "일본인 등 외국인들이 안동을 많이 방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동=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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