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수령(김정일)은 하루에 4시간만 자는 일 중독자이다. 그리고 그의 사무실은 북한의 모든 뉴스가 거쳐가며 모든 일이 결정되는 활력의 중심이다."19일자 뉴욕 타임스 주말판 부록 '매거진'은 80년대 말 서울 특파원 출신인 피터 마스 객원기자의 '마지막 황제'라는 제하의 장문의 기사를 통해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을 주민들을 지능적으로 통제하고 체제를 유지하는 '영리한 독재자(smart tyrant)'로 묘사해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을 '기쁨조'를 거느린 바람둥이, 미치광이, 잔인한 살인자로 그렸던 기존의 서방 언론의 인식과는 크게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김 위원장이 "CNN NHK CCTV 등 해외 방송을 보면서 국제 정세를 상세히 파악하고 있다"며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을 만났을 때는 미사일 계획에 관한 기술적인 질문에 참모진의 도움 없이 직접 대답할 정도로 능력을 갖추었다"고 보도했다.
또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의 말을 인용, "김정일은 국가발전과 국민복지에서는 F학점짜리 정치가지만 독재가로서는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기사는 "모든 독재자의 몰락은 예측하지 못하는 순간에 일어난다"며 "김정일도 상상치 못한 것에 의해 결국 종말을 맞을지도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잊지 않았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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