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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포스 데이트 /경호원 일하는 단국대 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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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포스 데이트 /경호원 일하는 단국대 윤이나

입력
2003.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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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경호원 일을 하는 게 신기한가요. 의뢰인의 따뜻한 그림자가 된다는 면에선 여성의 섬세함이 더 어울리는 직업인걸요." 단국대 스포츠과학부 2년생 윤이나(20·여·사진)씨는 언뜻 보면 그저 가을 냄새 나는 베이지색 투피스가 잘 어울리는 평범한 여대생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그는 충용시큐리티의 여성 경호팀 블랙로즈에서 4년째 경호일을 해오고 있는 중견 경호원이다.윤씨는 고1 때 이미 "남들과 다른 운동을 하고 싶어" 특공무술 도장을 찾아갔었고, 이듬 해 "하고 싶은 일은 꼭 해야 하는 성격 때문에" 무작정 사설 경비업체의 문을 두드렸던 튀는 '무서운 아이'였다.

"경호는 화려한 일이 아니예요. 비 오는 운동장에 16시간씩 서있었던 날은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나'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여자 경호원이 KBS 드라마 '보디가드'의 박유진(한고은 분)과 비슷하냐는 질문에 윤씨는 손을 내저었다. 지난 월드컵 때도 또래 친구들이 빨간 티셔츠를 입고 신나게 응원하고 있을 때 윤씨는 경기장마다 따라 다니면서도 귀빈실 입구를 지키느라 경기가 어떻게 돼가는지도 몰랐다고 했다. 그는 또 "경호는 공기처럼 있는지 없는지 모를 편안함을 주어야 하는 일"이라며 "끊임 없이 의뢰인이 표현하지 않는 감정까지 읽어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요즘 부쩍 윤씨가 섭섭하게 느끼는 점은 주위 사람들이 여자 경호원에 대해 갖고 있는 막연한 편견이다. 윤씨는 "남자 의뢰인들이 '여자가 경호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며 일거리를 주려고 하지 않을 때가 가장 섭섭하다"고 말했다. 또 대학에 들어온 후 첫 미팅을 나갔던 날 함께 간 친구들이 자신을 경호원이라고 소개하자 마음에 들었던 파트너가 "가까이 가기 무섭다"고 이야기했던 것도 썩 유쾌하진 않은 기억이다.

평소 좋아하던 밴드 '드림시어터'와 색소폰 연주자 케니 지의 경호를 맡기도 했던 윤씨는 "영어가 짧은 통에 '열심히 하세요'라는 격려 한 마디 제대로 못해준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래서 윤씨는 "의뢰인과의 친밀한 커뮤니케이션은 일급 경호의 기본"이라는 생각에 내년 초쯤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갈 계획이다.

그의 꿈은 영화 '사선에서'의 클린트 이스트우드처럼 나이가 들어도 멋진 경호원으로 남는 것. 그리고 더 이상 현역으로 뛰기 힘들어지면 국내 최초의 경호업체 여사장이 될 생각이다.

/전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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