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의 힘이 관록을 눌렀다.' SK가 1차전 패배의 아픔을 딛고 이틀 연속 역전승을 이끌어내며 한국시리즈 챔프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았다.SK는 1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현대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 경기에서 8회말에 터진 김민재의 적시타에 힘입어 5―3의 짜릿한 승리를 이끌어냈다. 전날 2차전에서 5―3으로 역전드라마를 연출한데 이어 이날도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2연승을 내달린 SK는 시리즈전적 2승1패로 정규시즌 4위 팀과 데뷔 감독의 한국시리즈 첫 제패의 진기록 달성에 성큼 다가섰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는 1승1패 뒤 3차전을 승리한 8개 팀이 모두 정상에 올랐다.
이틀 연속 대타 성공
승부처는 8회말이었다. 2―3으로 끌려가던 현대가 8회초 우전 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맞이한 1사1,3루에서 정성훈의 희생플라이로 3―3 극적인 동점을 만들면서 승부는 미궁속으로 빠져드는 듯 했다.
이 때 위기 탈출을 위해 조범현 SK 감독이 던진 승부수는 양현석. 기아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대타로 나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던 양현석은 조 감독의 히든카드였다.
양현석은 시즌 중 1타수 1안타로 자신감을 갖고 있는 특급마무리 조용준에게 깨끗한 우전적시타를 뽑아냈다. SK는 김민재의 역전 3루타와 조원우의 중전 적시타로 2점을 보태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조 감독은 전날 경기에서도 안재만을 대타로 출전시켜 동점 2점 홈런을 성공시키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무기력한 현대 타선
1회초 채병룡을 상대로 볼넷 1개와 3개의 안타를 집중시키며 2―0으로 기선을 제압할 때만해도 현대의 낙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현대에게는 2회초 2루주자 김동수가 전준호의 2루수 깊은 내야안타 때 홈까지 파고들다 태그아웃되면서 3―0으로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한것이 뼈아팠다.
현대는 이날도 철저한 타자분석과 박경완의 노련한 투수리드로 무장한 SK 마운드에 6안타로 농락당했다. 특히 심정수는 1,2차전 8타수 1안타에 이어 이날도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나는 등 막강 타선에 전혀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기아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키플레이어인 이종범을 단점인 몸쪽 직구로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던 SK 벤치는 한국시리즈에서는 느린 변화구로 심정수의 약점을 파고 들어 불방망이를 무력화시키는 데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8회 1사 1루에서 등판한 SK 조웅천은 동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현대에서 뛰던 1996년 10월17일 해태와의 2차전이후 7년여만에 한국시리즈에서 구원승을 올렸다.
양팀은 하루 쉬고 21일 오후 6시 같은 곳에서 4차전을 벌인다.
/인천=김병주기자 bjkim@hk.co.kr
박석원기자 spark@hk.co.kr
조범현 SK감독
배터리가 현대 타선을 잘 묶은 것이 승인이다. 3―2로 앞섰을 때 무사 1루 2루 찬스가 1번씩 있었지만 작전에 변화를 주고 싶어 번트를 대지 않았다.
대타 양현석은 순간 집중력이 뛰어난 선수여서 찬스 때 활용을 많이 해온 선수다. 한국시리즈 내내 현대 심정수를 꽁꽁 묶고 있는데 배터리에게 특별히 주문한게 있지만 시리즈가 아직 안 끝나 밝힐 수는 없다.
채병용이 초반에 안 좋아 1회 끝나고 따로 지도했다. 4차전 선발은 김원형의 컨디션을 우선 점검한 뒤 안되면 이승호를 쓰겠다.
김재박 현대감독
8회 조용준이 SK 대타 양현석에게 맞은 것이 가장 아쉽다. SK에서 노려서 친 것 같다. 김민재에게 역전 3루타를 맞은 것도 치명적이었는 데 이것 또한 슬라이더를 노리고 친 것 같다.
권준헌과 조용준 등 마무리의 부진을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타자들이 상대 박경완의 리드에 타이밍을 못 따라간 것이 패인이다.
한국시리즈 1승2패한 팀이 우승한 적이 많지 않아서 집에 가서 타순변화를 좀 생각해 보겠다. 4차전 선발은 정민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