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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방송은 지금/눈물대신 기쁨… 미국판 "러브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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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방송은 지금/눈물대신 기쁨… 미국판 "러브하우스"

입력
2003.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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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꾸미지 않는 방송'(Unscripted Channel)을 표방하는 미국의 케이블 채널 TLC의 프로그램 가운데 'While you were out!'이 있다. 신청자 중 한 사람을 뽑아 그의 바람대로 집을 고쳐주거나 특별한 공간을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다. LA에 사는 한 주부는 농구팀 LA레이커스의 열성 팬인 남편을 위해 집 뒷마당에 아담한 농구장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고, 미국 프로풋볼 팀 워싱턴 레드스킨스의 라인백 라바 애링턴은 늘 든든한 후원자가 돼주는 동생을 위해 게임 룸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건축가, 장식 예술가, 공간 디자이너 등이 출연해 신청자들의 꿈 같은 희망을 실현시켜 주는데, 제목 그대로 감동을 받게 될 당사자가 집을 비운 사이 '역사'(役事)가 이루어진다.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한 코너인 '러브 하우스'의 미국판인 셈이다. 두 프로그램은 주제나 진행 방식이 비슷하지만, 보고 난 후의 감상은 사뭇 다르다. '러브 하우스'는 가슴 뭉클한 감동이 오래도록 남지만, 'While you were out!'은 시종 즐겁고 유쾌하다.

'러브 하우스'는 생활이 궁핍한 가정을 골라 예상치 못한 행복과 감동을 안겨준다. 다리가 불편한 노모가 자유롭게 거동할 수 있게 넓은 복도와 문턱이 없는 현대적인 실내 공간을 연출하고, 낡은 집을 새롭게 꾸며 많은 가족이 화목하게 살 수 있는 보금자리를 선물한다. 수리가 끝난 집을 공개하는 장면에서는 가족 모두 눈물을 흘리고, 진행자와 시청자들도 숙연해진다.

반면 'While you were out!'은 감동보다 재미와 기쁨을 준다. 생활 공간의 변화에 감사하고 행복해하는 점은 같지만, 오락성이 많이 가미된다. 주중 매일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은 '러브 하우스' 같은 가슴 뭉클함과 뜨거운 눈물은 볼 수 없지만, 시종 유쾌한 웃음을 전하며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비슷한 형식, 그러나 큰 차이. '정(情)의 문화'와 '유머의 문화'의 차이가 아닐까. 방송 프로그램을 보며 두 나라 문화의 차이를 느껴보는 일도 때로는 즐겁다.

/유현재 미국 조지아대 저널리즘 석사과정·제일기획 카피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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