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50·사진)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수원 삼성의 사령탑으로 국내 프로축구무대에 복귀한다.수원은 17일 올해로 계약이 만료되는 김호 감독의 후임으로 차범근 전 대표팀감독과 3년간(2004년 1월 1일∼2006년 12월 31일)계약했으며,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차 감독의 요청으로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차감독은 이로써 1998년 프랑스월드컵 본선 도중 국가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난 이후 5년 여만에 수원의 2대 감독으로 국내무대에 복귀하게 됐다. 차 감독은 1970년대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명성을 날렸으며, 1986년 멕시코 월드컵대표를 거쳐 88년 바이엘 레버쿠젠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91년 울산현대 감독을 시작으로 지도자 길에 들어선 차감독은 그러나 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시 불명예 퇴진하는 등 상처를 입기도 했다. 99년 중국 프로축구 선전 핑안팀 감독을 끝으로 현장에서 떠났던 차감독은 그동안 MBC해설위원과 차범근 축구교실을 계속 운영해 왔지만 사실상 축구제도권에서는 한발 비껴 있었다. 하지만 차감독의 지명도와 능력, 상품성을 인정한 수원은 최근 김호 감독이 사의를 표명하자 경신고 동기인 안기헌 부단장이 적극적으로 영입에 나선 끝에 독일까지 찾아가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계약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 국내 최고 연봉인 안양 조광래 감독이 받는 2억6,000만원을 뛰어 넘는 국내 프로감독 최고 대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98, 99년 정규리그 2연패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온 수원은 선수 보강이나 코칭스태프 구성 등에 대해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창단 감독으로 9년간 수원을 이끈 김 호 감독은 구단자문역을 맡을 예정이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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