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에이즈 감염자 중 남성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이유는 뭘까.17일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말까지 국내 에이즈 감염자는 398명으로 이중 여성은 불과 26명(6.5%). 1985년 이후 전체 감염자의 성비도 9대 1로 남성이 절대 우위이다.
반면 에이즈가 만연한 아프리카의 감염자 성비는 거의 1대 1이고, 유럽도 남녀 비율이 6대 4∼7대 3 정도여서 유독 한국만 남성의 비율이 극도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국내에서는 이성간 성접촉을 통한 에이즈 감염이 현저히 낮다는 점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국내 감염자 2,405명 중 이성간 성접촉이 원인인 감염자가 904명. 역학조사 당시 이성접촉을 원인으로 꼽은 감염자 중 상당수가 실제로는 동성 접촉을 했지만 이를 이성 접촉으로 거짓 응답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숫자는 훨씬 적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이유로는 포착되지 않은 여성 감염자가 많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변태업소 종사자가 많다는 점이다.
김문식 국립보건원장은 "감염자 성비 불균형이 큰 것은 아직까지 에이즈 확산초기단계에 있다는 방증"이라며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포용력이 넓어진 반면 에이즈 위험이 높은 동성애자간 콘돔사용 문화는 아직도 정착되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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