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달아 제기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386 핵심측근 등을 포함한 조기 인적쇄신 주장은 당연하다. 대통령이 재신임을 물어야 할 정도로 국정이 망가졌다면 책임지는 집단이 나와야 하고, 잘못된 부분은 지체 없이 바로잡아야 한다. 대통령이 위기에 처한 원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경험이 일천하고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386에 둘러싸여 있다는 지적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노 대통령이 전 국무위원과 청와대 수석·보좌관의 일괄사표를 즉각 반려했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노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재신임을 받을 경우 청와대와 내각을 개편하고 국정쇄신을 단행하겠다고 했지만, 불투명한 일정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미 청와대 내부에서 조차 조기 인적쇄신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통합신당의 김근태 원내대표도 국회연설에서 청와대 비서진의 문책과 강도 높은 국정쇄신을 촉구했다. 17일의 통합신당 의원총회에서도 천정배·신기남 의원 등에 의해 그 필요성이 강조됐다. 천 의원은 청와대 386의 핵심인 이광재 국정상황실장을 찍어서 얘기했다. 노 대통령은 최도술씨의 SK비자금 수수로 인한 도덕성의 위기 때문에 재신임을 요구한다고 했지만, 그동안의 국정난맥에 대한 진솔한 반성과 원인에 대한 아픈 성찰이 전제됐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보다 인적충원의 범위를 넓히고 각계의 전문가를 등용하면서 소수파지만 포용력 있는 자세를 보였더라면 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 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노 대통령은 지난 8월 청와대 진용 개편 기회가 있었음에도 온정주의를 앞세우는 등 안이한 대처로 화를 자초했다. 어차피 해야 할 인적쇄신 이라면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이다. 미적거리다 시기를 놓치면 효과는 반감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