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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검 장기 미제사건 1,000건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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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검 장기 미제사건 1,000건 육박

입력
2003.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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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검의 3개월 초과 장기미제 사건이 무려 1,000건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16일 드러났다. 특히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불과 1년 만에 추가된 수치로 집계되는 등 장기미제 사건이 폭증 추세인 것으로 나타나 검사 업무부담 가중 및 졸속 수사 등이 우려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서울지검이 최근 미제 사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말 현재 사건 접수 후 3개월 동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장기미제 사건이 926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월 말 당시 장기미제 사건이 387건이었던 데 비해 3배 가까이 폭증한 수치다. 검사들의 업무 부담 가중은 물론, 근본적으로 검찰에 대한 민원인들의 불신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장기미제 사건을 중점 관리대상으로 삼아왔던 서울지검으로서는 당혹스러운 결과다.

이에 따라 서울지검은 10월과 11월을 장기미제 일소 기간으로 정하고 최근 각 부서별로 구체적 미제 사건 내용들을 취합, 검토한데 이어 매주 토요일마다 차장검사와 부장검사들이 사건 처리상황을 점검하도록 했다. 서울지검은 또 장기미제 사건이 많은 검사에게는 가급적 새 사건을 배당하지 않고 우수검사 선발시 장기미제 해소 실적을 최우선 고려키로 했으며 11월 말 현재 미제 처리율이 우수한 부서에는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단기간내 장기미제 축소 시도가 자칫 졸속수사 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실적만 강조하다 보면 면밀한 검토가 어려워지고 결국 졸속수사로 이어져 수사결과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차제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검사 1인당 한달 평균 150건 이상을 처리하는 현실에서 미봉책만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무분별한 고소 고발 남발 억제책도 중요하나 최선의 해결책은 결국 수사검사의 수를 늘리는 것"이라며 "부서당 수사검사가 4∼5명에 불과한 반면 부장검사가 24명에 달하는 서울지검의 조직구성은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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