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으로 잘 알려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121~180)는 161년부터 180년까지 19년 동안 로마제국을 다스렸던 16대 황제다. 그는 로마제국 중흥을 상징하는 5현제의 마지막 황제였으며 자기 성찰을 강조한 후기 스토아학파의 대표적인 철학자였다.그러나 그는 개인적으로 위대한 철학자 겸 문필가였을지 몰라도 정치가로서는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의 재위 기간중 로마제국은 외적의 침입이 잦았고 전쟁에서 돌아온 군대가 페스트를 퍼뜨려 사회적,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그도 게르만족과의 전쟁에 시달리던 끝에 도나우 강변의 진영에서 병으로 숨을 거뒀다.
특히 그의 최고 실책은 잘못된 후계자 승계였다. 그는 177년 16세였던 아들 코모두스를 공동 황제로 발탁한 뒤 숨을 거두기 직전 아들을 국정 최고 조언자로 임명, 승계를 마무리지었다. 결국 아버지만큼 의욕이 없었던 아들은 아버지가 휘하의 유능한 장군 베르수, 카시우스 등과 함께 일궈놓은 영토를 조금씩 잃고 로마 제국 붕괴의 단초를 제공했다.
아우렐리우스의 죽음과 코모두스의 승계는 영화적 상상력의 원천이었다. 비교적 정사에 입각한 ‘로마제국의 멸망’(17일 SBS 밤 12시55분), 살부(殺夫) 모티프 등 더욱 극적으로 각색한 ‘글래디에이터’(18일 OCN 오후 2시)이 잇달아 방송된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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